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6년 12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추 장관은 5선 의원에 당 대표를 지낸 선굵은 정치인답게 법무부 장관을 지내면서도 '정치인 추미애'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임기 초기에는 검찰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안들에 일일이 반응해 검찰과의 갈등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업무 방식도 '장관스럽지'는 않다는 평이다. '내 업무인가'를 확인하는 일반적인 '공무원' 모습은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내 업무로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검찰개혁'의 기치를 들었지만 검찰국 외 실·국·본부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검찰국과 관련한 작은 이슈들만 기사화되는 것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서울고등검찰청에 '의정관'이라는 별도의 '법무부 대변인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의정관에서는 검찰국을 비롯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범죄예방정책국 등 법무부 내 모든 부서의 브리핑이 2주에 한 번 꼴로 열리고 있다.
이렇게 ‘남달랐던’ 추 장관에게 국회의원직을 떠난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일지도 모른다. 정치인으로서 한축을 내려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추 장관은 최근 법무부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원 신분을 내려놓는 것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정치인 장관’으로서 지금까지와 같은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맞는지 등 본인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걱정도 곁들였다고 전해진다.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은 이후 추 장관의 업무스타일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국회의원 겸 장관 추미애의 이야기는 잠시 멈추지만, 국회의원이 아닌 ‘정치인 추미애 장관’의 이야기는 계속된다는 점이다.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정치 비전을 내보일지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