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이후 최악' 美 실업률 14.7%…"실제론 더 높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김성은 기자 2020.05.0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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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텅 빈 뉴욕 타임스퀘어텅 빈 뉴욕 타임스퀘어


미국의 실업률이 공식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인 14.7%로 급등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상당수 사업장이 문을 닫으면서다. 전문가들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실업자들이 많다며 실제 실업률은 더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업 통계 72년 만에 최악…시장 예상보단 양호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에선 비농업 부문 일자리 2050만개가 사라지며 실업률이 전월 4.4%에서 14.7%로 뛰었다.



1948년 공식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수치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당시 10.8%였다.

공식 통계 이전이지만 대공황 시절인 1933년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25%,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발표된 실업률은 당초 시장이 우려한 수준보단 양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전문가 평균 전망치는 16.1%였다. 이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상승 출발했다.

비숙련·파트타임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 23%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제 실업률이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은 "이번 고용 통계는 4월 중순까지 상황을 반영한 것인데 그 이후에도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했다.

실제로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4월26일~5월1일) 316만9000명이 새롭게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최근 7주 사이 약 33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또 손 교수는 "실업자로 간주되려면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감염 위험으로 구직 자체를 포기한 경우가 많다"며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돌봐야 하고, 연방정부에서 보조금까지 나오면서 사람들이 구직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도 일자리를 잃었음에도 실업수당 청구할 능력이 없는 등의 여러 이유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들이 최대 1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숙련 노동자이면서도 비숙련 노동 또는 파트타임에 머물러 있는 이들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실업률, 즉 불완전고용률(underemployment rate)은 전월 8,7%에서 무려 22.8%로 급등했다.

트럼프 "3분기엔 회복세로 전환될 것"
문제는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앞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업률과 관련,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제는 3/4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우린 인위적으로 경제를 닫았지만 일자리가 곧 회복되고 내년엔 경이로운 해를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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