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249,500원 ▼500 -0.20%)와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 주식을 대거 매입해 27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66,800원 ▲800 +1.21%) 회장도 자산이 41억여원 늘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롯데지주 (27,150원 ▲100 +0.37%) 주식이 급상승한 덕에 8억여원을 벌었다.
두 종목은 지난달 상승을 거듭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가 7만원이 깨지는 등 주가가 바닥권으로 떨어진 시기에 주식을 매집한 덕에 반등 폭이 고스란히 투자수익률이 됐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정 수석부회장이 매입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식 가치는 각각 549억원, 535억원으로 늘어 한달여만에 주식 차익으로 267억2780만원을 얻게 됐다. 투자수익률은 30%를 웃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 사진제공=한국금융지주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가 경영권 분쟁 이슈로 급등한 덕에 투자 대비 효율이 좋았다. 신 회장은 지난 3월20일 롯데지주 4만7400주를 9억9786만원을 들여 매입했다. 해당 지분의 가치는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18억3675만원까지 뛰어올랐다. 수익금액은 8억3889만원, 수익률은 84%에 달한다.
오너 일가는 물론, 자사주를 매입한 경영진들도 대부분 돈을 벌었다. 최정우 POSCO (394,500원 ▲2,000 +0.51%) 회장은 지난 3월17일 자사주 615주를 매입해 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현모 KT (34,500원 ▲400 +1.17%) 사장도 지난 3월20일부터 24일 사이 5234주의 자사주를 사들여 25%의 수익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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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 회장은 19%, 김기홍 JB금융지주 (13,110원 ▲200 +1.55%) 회장은 17.3%, 김지완 BNK금융지주 (8,390원 ▲40 +0.48%) 회장은 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제공=롯데
일반적으로 최고경영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주식을 산다면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더 떨어져 바닥권이라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에게는 주가 하락기가 경영권 강화를 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한다. 일반적인 시세보다 저렴하게 지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자사주 매입은 2015년 이후 5년만이고, 김남구 회장은 2008년 이후 12년만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최대주주나, CEO가 사재를 털어 자사주를 사는 것은 회사 경영실적과 주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주가 하락기에 자사주를 산다면 저렴하게 지분을 늘릴 수 있어 추후 승계에도 더 편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