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코로나19 사태로 CJ그룹 최초 주주배정 유증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05.08 14:51
글자크기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 (5,790원 ▲70 +1.22%)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라 실적 및 재무구조 악화로 2502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CJ그룹의 상장사 가운데 최초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다.

8일 CJ CGV는 2501억99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891억9900만원, 채무상환자금 1610억원이다. 예정 발행가액은 1만7950원으로, 할인율은 20%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6월 17일이고, 1주당 0.5269498163주가 배정된다.



CJ CGV는 "지난해말 자회사인 CGI홀딩스 지분을 활용한 3346억원의 외자유치를 통해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도 적정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선제적인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시키는 동시에 주주가치 또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CGV, 코로나19 사태로 CJ그룹 최초 주주배정 유증


1분기 순손실 1185억원 '코로나 쇼크'
CJ CGV는 1분기 연결기준 순손실이 1185억5100만원이다. 매출액은 2433억8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6% 줄었고, 영업손식은 716억18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관객이 급감함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다"며 "투자 보류, 인력운영 효율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고강도 자구안을 실행했지만,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많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한국의 1분기 매출액이 12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6% 줄었고, 영업손실도 330억원으로 전년(93억원)에서 대규모로 전자전환했다. 신작들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국내 관객수도 52.8% 줄었다.


특히 1월 24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중국의 실적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매출액은 158억원으로 전년대비 85.6%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354억원이다. 3월초부터 영업을 중단한 인도네시아에서도 매출 205억원과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터키와 베트남은 1분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터키는 매출액이 337억원, 영업이익 5억원, 베트남은 매출액 303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재기 노리는 CGV, 생활속 거리두기가 변수 전망
CJ CGV는 5월부터 국내외 극장가가 회복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는 코로나19로 개봉을 연기했던 '침입자'와 '결백'이 5월 개봉하고, 여름 블록버스터로 '부산행'의 후속작인 '반도'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쇼박스의 '싱크홀' '국제수사', 메리크리스마스의 '승리호' 등 기대작들도 대기 중이다.

CGV는 "해외 진출국 가운데 일부는 5월 중으로 영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6월중에는 대부분 영업이 재개돼 관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주요 관객층인 20~37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극장가도 다시 얼어붙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해진 상황에서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관객들이 다시 극장 찾는 것을 망설일 수 있어서다.

또 정부가 6일부터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발표한 지침도 실적의 변수다.'생활속 거리두기 지침: 영화상영관'에 따르면 영화 관람시 좌석은 지그재그로 한 칸 띄어 앉도록 예매하여 착석하고, 영화관 내 마스크 착용 및 음식물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신작들이 대거 개봉을 해도 극장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침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책임경영과 문화사업 의지, 증권사 목표주가 추가 하향 전망

CGV는 이번 유상증자를 대주주의 책임 경영과 문화 사업에 대한 그룹의 투자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대주주 측에서 추가 청약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어닝 쇼크'에 따른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CGV가 1분기 400~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순손실 규모도 예상치보다 최대 200억원 많은 수준이다. 앞서 1분기 영업손실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2만원~3만2000원으로 낮췄지만, 이번 어닝 쇼크로 다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유상증자 자금으로 CGV의 재무구조 개선과 빠른 영업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CGV는 터키법인 인수 당시 체결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 따른 파생상품거래 손실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로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CGV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유동성을 마련함으로써 코로나19 이후 재편되는 시장 환경에 대비한 체질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