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고 호실적 낸 GKL, "2분기가 걱정"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5.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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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Q 영업익 269억원 내며 시장 컨센서스 상회…영업 중단된 2분기는 적자 불가피

허리띠 졸라매고 호실적 낸 GKL, "2분기가 걱정"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카지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200억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코로나19(COVID-19) 직격타를 맞은 상황에서도 선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중단이란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졌던 2분기는 적자가 불가피해 우려가 높아진다.



8일 GKL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69억1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5%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115억원으로 2.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47억1800만원으로 68.3% 증가했다.

당초 영업이익이 200억원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봤던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코로나19로 2월 말부터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지속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온 것이 효과를 냈다.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반적인 비용 통제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급여를 제외하고 콤프비용과 판매촉진비 등 전반적인 비용을 지난해보다 대폭 낮췄다.

영업효율도 개선했다. 코로나 여파로 이용객 발길이 줄며 전년 대비 드롭액(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32% 감소했지만 지난해 1분기 9.6%에 불과했던 홀드율을 14.4%로 크게 개선했다.
지난 3월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미국 시애틀 발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 3월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미국 시애틀 발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나마 1분기는 외국인 카지노 특성 상 다른 관광산업과 달리 2월 말~3월 초까지 여파가 크지 않았단 점에서 비용통제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2분기다.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코로나 사태가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져 하늘길이 중단되면서 '개점휴업' 상태다 됐기 때문. 외인 카지노 특성 상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객이 자취를 감추며 방문객 발길도 끊긴 것이다.

심지어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지난 3월 24일부터 휴업, 지난 6일까지 무려 40일 이상 영업이 중단되며 '매출 제로(0)'가 현실화했다. 최근 다시 영업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여행교류가 끊겼단 점에서 국내 체류 외국인 소수를 제외하면 손님이 없는 상황이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실적은 영업중지 여파로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코로나19가 상반기 끝 무렵에 안정화 된다고 하더라도 주요 고객군인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하면 외국인 카지노 회복은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GKL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 조짐이 보임에 따라 경영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카지노 오픈을 재개한 지난 6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현재 코로나 상황에 초점을 맞춰 △종식 후 종합계획 수립 △매출·인력 운영계획 △예산절감 방안 등을 수립해 연말까지 경영안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태열 GKL 사장은 지난 6일 비상경영대책회의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 임직원이 합심해 경영안정화와 관광업계·지역경제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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