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조감도/사진=충북
8일 오전 세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 열린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 브리핑에서 이명철 부지선정평가위원회(이하 선정위) 위원장(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은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해 “지리적 여건과 연관사업 형성에서 청주시가 나주시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명철 부지선정평가위원회 위원장이 8일 세종시 어진동 과기부 브리핑실에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충북 청주시 선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우선 청주는 접근성 측면에서 타 지역 후보지들보다 월등히 유리했다. 고속도로와 고속철(KTX), 청주국제공항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청주시가 제시한 가속기 구축 후보지인 오창TP(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는 단단한 암반 지대(흑운모 편마암)로 지반이 변형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고려됐다. 충북은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지역이다. 지진, 홍수,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지질학적 안정성 부문을 충족시킨다.
나주 방사광 가속기 조감도/자료=전남도
아울러 청주는 배후도시 인구가 85만 명에 달해 정주여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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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엔 경북 포항에 3세대(원형), 4세대(선형) 방사광가속기 2대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또 근방 경북 경주시엔 양성자가속기 1대가 운영 중이다. 이처럼 영남권에 가속기가 몰려 수도권·중부권의 가속기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 전남 나주는 방사광가속기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호남권의 연구개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과 광주과학기술원(GIST)·전남대·전북대 등 호남지역 대학과 2022년 개교 예정인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호남권 대학과 방사광가속기가 연계되면 첨단 연구 역량이 높아져 미래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부각했지만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앞서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공모사업엔 충북 청주, 전남 나주를 포함해 강원도 춘천, 경상북도 포항 등 총 4개 지자체가 유지의향서·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중 청주와 나주가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충청북도, 청주시와 조만간 구체적인 지원 조건과 사업 추진 방향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마련하고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이달 중 신청할 계획이며, 늦어도 2022년엔 착공해 2028년부터 운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 입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할 때 만들어지는 엑스레이나 극자외선 등 다양한 빛을 이용해 물질의 구조·특성 등을 파악하는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다. 바이오·반도체·디스플레이·신약개발 등 미래 성장산업의 필수장비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