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수 효과 논란 '전해수기' 환경부 조사한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05.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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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코퍼레이션 '바우젠' 전해수기 /사진=바우젠 홈페이지청담코퍼레이션 '바우젠' 전해수기 /사진=바우젠 홈페이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대책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가운데 전해수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집에서 간단하게 살균수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손 소독제 대신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십만원대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도 살균 효과나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일자 환경부는 전해수기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2월 이후 판매량 980% 급증
리큅 전해수기 퓨어 HC5300 /사진제공=리큅리큅 전해수기 퓨어 HC5300 /사진제공=리큅
12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3개월(2월11일~5월10일) 동안 전해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980% 증가했다. 전해수기는 수돗물에 전기자극을 가해 ‘살균수’(차아염소산수)를 만드는 제품이다. 정제소금을 첨가하면 더 높은 농도의 살균수(차아염소산나트륨)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바우젠(청담코퍼레이션), 리큅, 해요 등 기존 전해수기 판매업체뿐 아니라 최근에는 청호나이스, 루헨스(원봉) 등 중견 생활가전업체도 앞다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10만~30만원선이다. 브랜드마다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이 분무기 형태다. 가정 내 주방도구, 의류, 침구류, 반려동물 용품 등에 살균수를 뿌려서 쓰는 방식이다.

리큅 측은 “대장균, 농녹균, 황색포도상구균, 칸디다균, 폐렴군 등 주요 5대균에 대한 에 대한 살균 테스트 시행 결과, 99.9% 살균 효과가 있었다”며 “과일, 채소 표면의 잔류 농약 세척, 음식물 쓰레기 또는 반려동물 냄새 탈취에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균 효과, 안전성 등 검증 안 받아
전해수기 판매가 늘고 있지만, 살균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물에 가정용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를 희석해 만든 소독제와 성분상 큰 차이가 없어서다. 한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전해수기로 만든 살균수가 저농도로 희석한 락스와 다르지 않은데, 마치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는 만능 제품인 것처럼 알리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출시된 제품이다 보니 아직 뚜렷한 안전 기준도 없다. 업체들이 인증을 받은 시험기관들도 제각각이다. 주로 살균 효과에 대한 시험성적서다. 바이젠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루헨스는 한국환경수도연구원에서 살균 성능시험을 받는 식이다.

환경부는 시중에 판매 중인 전해수기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연내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품별 전기분해 방식으로 만든 차아염소산수, 차아염소산나트륨의 위해성 여부, 분사식 사용법의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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