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판매 반토막' 현대기아차 주식, 살까 말까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5.0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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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기아차 미국 딜러점 전경 / 사진제공=없음기아차 미국 딜러점 전경 / 사진제공=없음


현대·기아차의 4월 글로벌 판매가 반토막이 났다. 코로나19(COVID-19)가 해외에 확산돼 수요와 생산이 모두 감소한 탓이다. 4월을 바닥으로 5월에는 회복 할 수 있을 지, 증권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7일 증시에서 현대차 (235,000원 ▲4,000 +1.73%)는 전날보다 0.64% 떨어진 9만2600원를 기록했다. 기아차 (110,400원 ▼1,800 -1.60%)도 0.51% 하락한 2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3월 저점보다 30~40%가 상승했지만, 기존 낙폭이 거센 탓에 여전히 연초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초 대비 21.5%, 기아차는 31.8%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11.3%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현대차를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총 4193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한도 소진율도 연초 39.85%에서 전날 기준 34.04%로 떨어졌다. 기아차의 외국인 한도 소진율도 41.63%에서 38.97%로 낮아졌다.



자동차 기업들의 코로나19 타격은 판매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4월 글로벌 도매판매에서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56.9%, 기아차는 41.1%가 감소했다. 국내 시장은 탄탄했지만, 해외 공장이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현대차는 해외 도매판매가 70.4%, 기아차는 55% 가 급감했다. 특히 현대차의 인도 판매는 0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4월이 바닥이라는 의견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수요 회복 시그널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박병철 기아자동차 중형PM센터 상무, 이용민 기아자동차 국내마케실장 상무가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에서 '3세대 K5'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3세대 'K5'의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가솔린 2.0 모델 2351만~3063만원, 가솔린 1.6 터보 모델 2430만~3141만원, LPi 일반 모델 2636만~3058만원, 하이브리드 2.0 모델 2749만~3335만원이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박병철 기아자동차 중형PM센터 상무, 이용민 기아자동차 국내마케실장 상무가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에서 '3세대 K5' 출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3세대 'K5'의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가솔린 2.0 모델 2351만~3063만원, 가솔린 1.6 터보 모델 2430만~3141만원, LPi 일반 모델 2636만~3058만원, 하이브리드 2.0 모델 2749만~3335만원이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판매량 하락은 예상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앞으로 관건은 수익성"이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자동차 금융 부문에서도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매량이 하반기부터 서서히 반등하더라도 모든 업체들의 판매가 일시에 몰리면서 인센티브 등 판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타격으로 글로벌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예상되지만 국가의 지원을 받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 상 구조조정은 더디게 진행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재무가 건전하고 신차싸이클이 있지만 이를 현재 반영하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평가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봉쇄가 5월부터 점진적으로 풀려 단기적으로는 판매 회복이 기대되지만 자동차는 고가의 내구 소비재"라며 "높은 실업률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 수요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북미 및 유럽 수요가 4월을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이후 수요 회복에 주목할 시기"라며 "현대·기아차는 내수 시장의 수익 기여가 높은 데다 평균 판매단가가 높은 제네시스 GV80 등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어 실적의 안정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의 경제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해외공장 가동도 시작되면 5월에는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된다"며 "현대·기아차의 신차 효과, 3~6월 개별소비세 인하 등을 고려할 때 2분기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은 주가 급락으로 대부분 반영됐다"며 "주가가 출렁일 때 분할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를 최선호주로 유지하지만 단기적으로는 K5, 쏘렌토 등으로 내수 신차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아차의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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