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미 걸렸다가 완치됐다"…美에 '이상한 믿음' 현상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0.05.07 17:09
글자크기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스 자치구의 캘버리 공동묘지 묘비석들 뒤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사진=[뉴욕=AP/뉴시스]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스 자치구의 캘버리 공동묘지 묘비석들 뒤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사진=[뉴욕=AP/뉴시스]


수많은 미국인들이 자신은 이미 코로나19(COVID-19)에 걸렸다가 완치됐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가 거세게 확산되면서 이미 코로나에 걸려 항체가 형성됐을거라 자위한다는 것이다. WP는 이 현상을 '씽크아이헤드잇잇이즈'(Thinkihadititis)라고 불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바바라 오도넬은 지난해 추수감사절(11월 셋째주) 전 주에 코로나19에 걸렸던 것 같다고 WP에 말했다. 그는 "2주 동안 집에서 쉬고 병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 첫 코로나19 지역감염사례가 나온 것은 추수감사절 두달 후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코로나19를 연구하고 있는 전염병 전문의학 부교수 에런 벤데이비드는 "수백에서 수천명으로부터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도넬과 같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저절로 나았다는 믿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을까? 라고 의문을 가지기보다 걸렸었다고 확신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코로나19를 겪었고, 항체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수 마돈나도 최근 '씽크아이헤드잇잇이즈' 현상을 나타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마돈나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나는 코로나19 항체가 생겼기 때문에 멀리 드라이브를 나갈 계획. 차 창문을 내리고 코로나19 공기로 숨을 쉴 것"이라는 글을 올린 뒤 지인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WP는 '씽크아이헤드잇잇이즈' 현상이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실제일수도 있다고 봤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린 많은 사람들이 무증상자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 수는 공식 통계의 10배 이상일 수 있다고 보고있다.

또 코로나19의 최초 발원 시기가 아직 특정되지 않은 것도 '씽크아이헤드잇잇이즈'현상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이미 코로나19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퍼지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이미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퍼졌고, 자신은 이를 이겨냈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확신할 수 있는 방법은 정확한 검사밖에 없다며 미국인이 섣부른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코로나19 항체의 항바이러스효과는 연구진행중으로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실제로 바이러스 감염후 완치됐다가 다시 감염되는 사례도 많다. 또 이러한 착각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예방책을 소홀히하게 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