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마저…보험업계, 코로나 이어 감원 '한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0.05.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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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현대해상, '빅3' 중 첫 희망퇴직 실시…한화·롯데·악사손보 등도 감원 바람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현대해상 (29,150원 ▼200 -0.68%)이 손해보험업계 '빅3'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업황 부진 속에 코로나19(COVID-19) 여파까지 겹쳐 대부분의 보험사가 한동안 실적 악화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11일부터 2주간 희망퇴직을 접수 받는다. 신청 대상은 만 45세 이상 또는 근속 2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3년 만에 이뤄졌다. 현대해상은 앞서 2016년과 2017년에 희망퇴직을 진행했었다. 빅3 중에는 최근 들어 처음 있는 구조조정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3년 이후 희망퇴직을 진행한 적이 없고, DB손해보험은 창사 이래 한 번도 희망퇴직을 실시한 적이 없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 악화로 당기순이익이 2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32억원으로 25.5% 줄었다.



비상경영 상황인 한화손해보험도 오는 15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 근속 10년 이상 직원이 신청대상이며, 위로금 조건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평균임금 24개월 수준이다. 50세 이상 직원에게는 전직 지원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전환으로 인해 기존의 외형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조직을 수차례 축소하는 과정에서 다수 직원들의 면·보직이 불가피하게 발생했다"며 "경영관리 대상이 된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인생설계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적 부진으로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 악사손해보험도 최근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바뀐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해 약 28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나갔다.


업계에서는 저금리 장기화와 국제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 등으로 보험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당분간 인력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보험사가 올해 경영계획을 대폭 수정할 정도로 이익 전망이 밝지 않아 경영악화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현대해상을 신호탄으로 대형 보험사들이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감원 대열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은 2014년에 나란히 희망퇴직을 실시했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문제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부분의 보험사가 조직 슬림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대형사일수록 중간 관리자가 많은 이른바 '항아리형' 인력 구조가 고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당분간 희망퇴직을 통한 감원 한파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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