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주도주'...지금은 'IT-인터넷' 시대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5.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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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종목이 복수로 표기된 것은 합병에 의한 것임. 기업명은 현 합병기업으로 표기)(일부 종목이 복수로 표기된 것은 합병에 의한 것임. 기업명은 현 합병기업으로 표기)


주식시장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을 주도주 찾기가 한창이다. 잠시 반짝였다 사라지는 테마주가 아니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며 성장하는 종목을 찾을 수 있다면 주식투자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가총액 순위를 살피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도주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시장은 올 하반기 IT(정보통신)와 인터넷 종목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7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시총 상위 30개 종목(4월29일 종가 기준) 중 현 정부 출범 이후 30위권에 진입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 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 삼성SDI (401,000원 ▼4,500 -1.11%), 카카오 (48,600원 ▼500 -1.02%),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 LG전자 (91,200원 ▼1,400 -1.51%), 삼성전기 (142,900원 ▼3,800 -2.59%), 하나금융지주 (52,400원 ▼1,100 -2.06%) 등 8개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이 시총 30위 안에 진입한 것이 눈에 띈다"며 "세계적으로 미국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중심으로 파괴(Disruption) 트렌드가 나타났고, 국내에서는 인터넷 관련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는 큰 맥락에서 주도 업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IT와 인터넷은 주도 업종의 위치를 다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도주의 조건은 뭘까. 주도주가 되기 위해선 △시대 상황 △정부 정책 △성장성 등 3가지 조건이 맞물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우선 글로벌 성장 트렌드에 부합해야 한다"며 "미국 등 외국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으면 스토리가 약해져 밸류에이션 할증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내수 산업은 규제를 풀어주고 수출 산업은 유리한 매크로(거시경제)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마지막으로 기업도 성장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컨셉이 좋아도 펀더멘탈이 약하면 테마주를 벗어나기 어렵고, 주변 환경이 좋아서 한번 이익을 잘 낼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어닝 파워(수익 창출력)를 갖추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과거 정부의 주도주를 살펴보면, 김대중 정부에서는 은행주와 건설주가 명단에서 탈락하고, IT와 통신주가 진입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30위권 내 종목 교체가 많았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증권주들이 탈락했고, IT버블 후 살아남은 기업들이 다시 시총 30위 안으로 진입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으로 대표되는 대형 수출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관련 수주 산업들이 30위 안에 포진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화장품주들이 새로 진입했고,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등이 약진했다. 수주산업과 은행업 순위는 내려갔다.

눈여겨 볼 것은 종목 교체가 빈번했던 시총 21~30위권 종목들이다.

박 연구원은 "시총 21~30위 중 주도 업종이 아닌 종목들은 30위 권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중을 축소해 나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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