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신공항처럼…K-엔지니어링 수출길 뚫는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5.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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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코-친체로 신공항사업 착수식이 열린 1일(현지시간) 페루 친체로 신공항부지 모습. / 사진=리마(페루)=공항사진기자단쿠스코-친체로 신공항사업 착수식이 열린 1일(현지시간) 페루 친체로 신공항부지 모습. / 사진=리마(페루)=공항사진기자단


정부가 'K-엔지니어링' 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지난해 '팀코리아'의 페루 친체로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 관리사업 수주 건과 같은 성과를 더 확산해 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7일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심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엔지니어링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따라 수립하는 법정계획으로, 2022년까지 '디지털 엔지니어링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4대 과제를 추진해 엔지니어링 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 위의 산업' 엔지니어링
엔지니어링 개념./자료=산업통상자원부엔지니어링 개념./자료=산업통상자원부
엔지니어링은 과학기술 지식을 응용해 수행하는 사업 또는 시설물에 관한 활동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발전·가스플랜트 등 산업시설과 교량 등 기반시설 프로젝트를 기획·설계하고 구매·조달, 운영(유지·보수)하는 일을 의미한다.

정부는 엔지니어링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 건설·플랜트·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산업 위의 산업'인 데다 고급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창출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부르즈칼리파 지은 삼성물산, 생산성은 PM업체가 43배
1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교통통신부(MTC)에서 열린 쿠스코-친체로 신공항사업 착수식에서 손창완(왼쪽)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인삿말을 마친 뒤  까를로스 아르뚜로 MTC 차관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 까를로스 아르뚜로 MTC 차관, 권평오 코트라 사장, 조준혁 주페루한국대사. / 사진=리마(페루)=공항사진기자단1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교통통신부(MTC)에서 열린 쿠스코-친체로 신공항사업 착수식에서 손창완(왼쪽)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인삿말을 마친 뒤 까를로스 아르뚜로 MTC 차관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 까를로스 아르뚜로 MTC 차관, 권평오 코트라 사장, 조준혁 주페루한국대사. / 사진=리마(페루)=공항사진기자단
정부는 특히 고부가 영역인 프로젝트 관리(PM), 기본설계, 통합운영 관리(O&M) 분야 공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의 건축·토목 분야 시공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고부가 엔지니어링 분야 역량은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했다.

대표적으로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프로젝트에서 시공은 국내기업 삼성물산이 담당했지만 기본설계·PM은 미국, 네덜란드 등 해외기업이 맡았다. PM을 한 기업의 1인당 생산액은 200만달러로 삼성물산 4억6000만달러의 43배 수준이었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활용해 국내 시장에서 시범사업 8건을 발굴하고, 트랙레코드를 쌓아 공공기관과 엔지니어링 기업이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공항공사가 도화엔지니어링 등 민간기업과 5억달러 규모 페루 친체로 신국제공항 프로젝트 관리 사업을 수주한 것과 비슷한 사례를 늘려나가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진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민간기업이 사업기회를 잡기 어려워 해외 진출이 제한됐다. 정부는 공공기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참여가점을 부여하고, 실증·사업화 지원, 우수협력 공공기관 포상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력매칭·타당성조사…신남방 수주 지원
신남방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활성화도 돕기로 했다. 지난해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 수주 8조4000억원 중 내수 비중은 90%로 내수 의존도가 높다.

이에 정부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현지 진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퇴직인력을 매칭하고 보증 확대와 보험상품 개발, 정부 간 협력채널을 통한 지원, 타당성 조사,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한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내년까지 손해보험사와 공동으로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을 담보하는 상품을 개발·출시하고, 2022년까지 해외공동보증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 인니, 미얀마, 캄보디아까지 늘리기로 했다.

특히 그간 진출 실적이 많고 향후 진출 가능성이 높은 신남방 지역을 주요 대상으로 지원을 강화한다.

'디지털 엔지니어링' 추진…통합 빅데이터 만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산업·기업 위기대응반 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산업·기업 위기대응반 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링의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프로젝트 대형화, 복잡화 추세 속에서 오류를 최소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업계와 공동으로 엔지니어링 전주기 통합 빅데이터를 구축해 플랫폼과 데이터 변환, 표준화 기술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40여개 기업이 참여 의향을 밝힌 상황이다.

공공기관, IT솔루션업체, 대학, 연구기관 등도 함께 참여하는 산학연 협의체를 구성해 수집된 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공정한 산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기업이 적정한 사업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인건비 산출의 기초인 표준품셈을 현재 12건에서 2022년까지 총 44건으로 확대하고, 기술력 중심으로 상대평가를 강화해 저가 입낙찰을 유도하는 제도도 고치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엔지니어링은 건설·플랜트·제조 등 많은 연관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국내의 역량을 결집해 고부가가치 영역과 디지털 전환에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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