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솔직해지자…일자리 회복엔 몇년 걸린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5.0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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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솔직해지자. 이후 일자리 회복엔 여러해가 걸릴 수 있다. 앞으로 일자리가 다시 생기겠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당장 돌아가는 건 아니다." (피터 브룩바 블리클리자문그룹 최고투자책임자)





미국내 일자리가 한달새 2000만개 넘게 증발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셧다운의 충격이다.

문제는 회복 시기다. 순식간에 실업자로 전락한 이들이 언제 다시 직장에 돌아갈지가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다. 셧다운이 길어질 경우 임시해고가 영구해고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게 가장 큰 우려다.



FTSE러셀의 필립 로울러 이사는 "현재 주식시장이 지금 나오는 충격적인 지표들을 모두 반영하고 있을지 의문"이라며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美일자리 한달새 2천만개 증발…실업률 15% 전망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18.45포인트(0.91%) 떨어진 2만 3664.64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20.02포인트(0.70%) 내린 2848.42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5.27포인트(0.51%) 오른 8854.39로 마감했다. 넷플릭스가 2%, 아마존은 1.4% 이상 오르는 등 기술주 등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유럽증시도 약세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16포인트(0.35%) 내린 334.34로 장을 마쳤다.

충격적 고용지표가 투자심리를 찍어눌렀다. 이날 민간고용 조사업체 ADP(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민간부문 취업자 수는 2020만명 감소했다.



통계 발표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사상 큰 감소폭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치가 막 취해지기 시작한 3월엔 14만9000개 감소에 그쳤다.

매달 미국 노동부의 실업률 등 고용통계보다 이틀 앞서 공개되는 ADP의 취업자 통계는 노동부의 공식 발표치를 예상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3월 4.4%에서 4월엔 약 15%로 급등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동부의 실업수당 청구건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주간 미국에선 3000만명 이상이 직장을 잃고 실업자로 전락했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8일 발표될 실업률 등 고용 보고서는 사상 최악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낙관론도 없지 않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의 스콧 렌 전략가는 "현재 주식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의 진정을 반영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짧지만 매우 깊은 경기침체는 2/4분기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中 무역합의 지키는지 2주내 보고"…협정 파기 경고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으로 미중간 신냉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1단계 무역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을 짓눌렀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0억달러(약 245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을 중국이 지키고 있는지 파악해 1~2주 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면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무역합의를 지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이 미국산 상품 구매 합의를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지난 1월15일 미중 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는 대신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산물 등 미국산 상품 2000억달러 어치를 추가 수입키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대로) 2000억달러 상당의 우리 상품을 사지 않는다면 우리는 (1단계) 무역합의를 파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실수였든 고의였든 코로나19 팬데믹에 중국의 책임이 크다며 "중국으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 1조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관세 등 중국에 대한 징벌적 제재에 착수한다면 중국의 반발과 함께 2단계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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