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그냥 부모님한테 맡겨."
"은행 추천으로 펀드는 몇 개 들었는데 잘 몰라."
그러나 머지않아 '근데 그 분야는 잘 모른다'는 회피형 대답으로 이어진다. 결국 할 말이 없어지면 다른 주제로 대화를 바꾼다.
"재테크 얘기 나오면 박탈감 든다"…2030 여성들 당당해지자는 '어피티'
박진영 '어피티' 대표. /사진=어피티 제공
2018년 7월 어피티는 처음으로 뉴스레터 서비스를 론칭했다. 매일 아침 사회초년생 직장인을 위해 기초 금융 지식, 재테크 관련 뉴스레터를 제공한다. 경제 뉴스 분석을 통한 유망 업종이나 종목 추천, 재테크 꿀팁, 또래 직장인들의 자산관리 비법 등을 공유한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말투로 친근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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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타깃은 직장 3년차 이내의 20~30대 사회초년생 여성들로, 아직 독립하지 않았거나 결혼 등으로 목돈이 당장 필요치 않은 독자층이다. 어피티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달 말 기준 어피티 뉴스레터 서비스의 구독자 수는 5만9000명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서비스 개편 이후 구독자 집계를 새로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돼서 5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영어 단어 '어피티(UPPITY)'의 뜻은 '거만한, 건방진'이다. 자산 관리에 있어 여성들이 좀더 자신감을 갖자는 취지에서다. 박 대표는 "여성들이 재테크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아직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며 "그런 시선과 상관없이 내가 번 돈 만큼은 자신감 있게 잘 쓰고, 당당해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구독자 수 5만명 돌파…"전문가보다 투자경험 있는 직장인"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 수 추이. /사진=어피티 제공
필진 가운데 계랑투자 전문가 강환국씨 등도 있지만, 평범한 직장인도 많다. 이는 소위 금융 전문가들이 오히려 어피티의 타깃층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표는 "의료업, 법률, 금융 등 진입장벽이 높고 정보 비대칭이 큰 분야에서는 전문가 타이틀을 중시하는데, 막상 이분들의 이야기는 우리 타깃층에게는 와닿지가 않는다"며 "타깃층과 좀 더 또래와 가깝거나 비슷한 상황에서 직접 재테크를 하며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 분들을 섭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어피티 머니레터 일부. /사진=어피티 사이트
어피티의 필진은 성별이나 연령대 구분 없이 다양하다. 박진영 대표는 "더 많은 전문가 여성들을 필진으로 삼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지만, 현실적으로 찾기가 어렵다"며 "저희와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분이라면 성별이나 나이대 상관없이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대형증권사 8곳(자기자본 3조원 이상)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임원은 4.7%에 불과했으며, 한 명도 없거나 1~2명에 불과한 곳도 수두룩했다. 증권업계 여성 CEO(최고경영자)는 2018년 취임한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유일하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자산운용사 대표, 심지어 주식 유튜버까지 내로라하는 전문가들 대부분 남성이다.
스터디·인강 등도 준비 중에 있어…"투자 관심 있지만 잘 모른다면 누구나"
어피티 변천사. /사진=어피티 제공
올해 안에는 투자 관련 영상 강의와 책을 세트로 제공해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효라클럽' 스터디를 인터넷 강의처럼 확장한 방식이다. 박 대표는 "답이 없는 재테크 세계의 솔루션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피티의 주요 타깃은 20~30대 사회초년생 여성이지만, 서비스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연령대나 나이에 상관없이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잘 모르는 이들 모두가 잠재적 독자다. 박 대표는 "금융지식은 현재는 낮지만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 기존 콘텐츠가 충분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