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증시폭락 이후 75% ↑, CJ제일제당의 이유있는 주가상승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5.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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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 HMR 시장 급성장에 실적 개선… 코로나19 최대 수혜주로 등극

편집자주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제조공정/사진제공=CJ제일제당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제조공정/사진제공=CJ제일제당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집 안에 머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다. HMR은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공 식품을 뜻한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식품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종목은 CJ제일제당 (332,500원 ▼4,500 -1.34%)이다. HMR 시장 확대로 시장 지배력이 상승하면서 안정적으로 실적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CJ그룹 차원의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장기적인 전망도 밝다는 전망이 나온다.



"HMR 시장 30% 성장할 것…간편식은 이제 필수재"
HMR 등 즉석섭취 조리식품 제품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절대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30% 후반이었던 시장 점유율은 2017년 40%대를 돌파한 이후 현재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비비고, 고메 등 계속된 신제품 출시와 기존 기존 상품군의 점유율 확대 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전반이 큰 성장을 지속하면 CJ제일제당의 실적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HMR 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기존 가정 간편식 수요는 단순 햇반, 냉동 만두류 등의 상품군에 한해 확산 소비됐다"며 "최근 들어 탕류, 생선류 등의 다양화 및 다변화된 상품군으로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가정 간편식이 이슈성이었다면 이번 간편식의 변화는 필수재로서의 변화"라고 덧붙였다.

실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생선구이'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최근까지 월 평균 30% 이상씩 매출이 성장했다. 이 제품은 전자레인지 1분 조리로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는 HMR 제품이다. 또 냉동만두와 핫도그 등 냉동 HMR 제품 매출도 2015년 3490억원에서 지난해 6620억원까지 늘어났다.

해외 부문도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자회사인 쉬안스는 코로나19로 인한 HMR 제품 사재기에 평소 대비 주문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쉬안스는 미국 전역에 식품 생산·유통 인프라를 갖춘 기업으로 2018년 11월 CJ제일제당이 2조원에 인수했다. 기업 인수 가격은 올해 600억원, 2021년 400억원, 2022년 200억원 등 순차적으로 감소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비비고 파우치죽 7종 /사진제공=CJ제일제당비비고 파우치죽 7종 /사진제공=CJ제일제당
건강기능식품, 재무구조 개선…전문가들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 높아"
CJ제일제당의 성장 동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더해 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는 식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원대에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8월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리턴업(Returnup)의 라인업을 확장한다고 최근 밝혔다. 최근 새롭게 눈 건강, 혈관 건강, 다이어트 관련 제품들을 출시했다. 노인과 환자들을 위한 케어푸드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나트륨 함유량이 적은 연화식(쉽게 씹을 수 있게 한 음식) 제품을 2018년부터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 해외 바이오 사업부도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사료 첨가제와 식품 첨가제를 주로 생산한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이 축소하면서 축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최근사료 첨가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바이오, 사료 부문의 실적도 안정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의 개선된 재무 구조도 주목할 만한 투자 포인트로 꼽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각종 부동산을 매각해 순차입금 규모를 4조8000억원 상당으로 줄였다. 그간 보여왔던 공격적인 투자를 줄이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을 채택하면서 올해 실적 개선과 함께 현금 흐름도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고메 함박스테이크' 제조공정./사진제공=CJ제일제당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고메 함박스테이크' 제조공정./사진제공=CJ제일제당
코로나19 폭락 이후 주가 75% 상승, 코스피 상승률 35%p 앞질러
CJ제일제당은 국내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3월19일, 저점인 15만5000원을 기점으로 지난 4일 27만1000원까지 74.8% 상승했다.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인 30%를 두 배 넘게 앞지른 것이다. 올해 초 이후로 기간을 넓혀봐도 코스피 지수는 12.8% 하락했고, CJ제일제당은 10.6% 상승했다.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72억여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해당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 순매도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외국인들의 순매수액은 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2조원 이상을 팔아치운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18조6700억원의 매출액, 83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2조3520억원의 매출액을, 89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에는 매출액 23조∼24조원, 영업이익 1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 같은 상승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과 2022년 CJ제일제당의 매출액을 26조1100억원, 28조75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조2070억원, 1조3140억원으로 내다봤다.

많은 증권사들은 식음료 업종 중에서 CJ제일제당을 최선호 종목으로 추천하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문화로 '홈밥'(집을 뜻하는 home과 밥의 합성어)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홈밥의 최대 수혜는 HMR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HMR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 사업부의 고른 실적 개선이 긍정적인 만큼 최대 수혜주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도 "최근 HMR 수요가 증가하는 트렌드의 변화를 감안하면 실적 추가 개선의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며 "택배 등 물류 부문이 온라인 배송 수요 증가와 더불어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점, 바이오 부문도 기저효과 반영이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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