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GBC 부지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시 "이르면 이번주 중 착공허가"4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일 서울시 건축기획과에 GBC 착공계를 제출했다.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서류량이 방대해 확인하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주 중 끝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착공계 제출은 건설 공사 시작 전 마지막 단계다. 따라서 신고가 수리되면 바로 착공이 가능해진다.
다행히 매입 이후 일대 부지 공시지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토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1월1일 기준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GBC 건립이 예정된 삼성동 167 공시지가는 지난해 1㎡ 당 5670만원에서 올해 6500만원으로 14.6% 상승했다. 올해 서울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7.89%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오름세다.
현대차가 매입한 2014년 9월 직후인 2015년 공시지가가 1㎡ 당 256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5배가 뛴 셈이다. 올해 공시지가 기준 GBC 용지 7만9342㎡의 공시지가는 총 5조1572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시지가, 여전히 매입대금 절반 수준 하지만 여전히 현대차의 매입대금 10조550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표준지 평균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비율) 65.5%를 반영해도 7조8000억원으로 매입대금에 못 미친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도 오른다. GBC에 매겨질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360억4000만원 수준으로 작년 246억2700만원보다 123억1300만원(50%) 뛰었다.
GBC 부지의 진짜 땅값은 현실화율 반영가격보다도 높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주변에 비교할 만한 대상이 없어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테헤란로 일반 사업지역 기준 2017~2019년 시세가 3.3㎡당 2억5000만~3억원 수준이니 실거래시세 기준으로는 지금 생각해도 비싸게 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GBC 부지 매입대금을 3.3㎡ 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4억3000만원 정도다. 삼성역 인근 테헤란로변에서는 지난해 ‘위워크타워’가 평당 3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며 2018년 ‘삼성생명 대치2빌딩’이 3.3㎡ 당 3억7000만원에 팔렸다.
인근 지역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 ‘옛 뉴욕제과 빌딩’이 작년 11월 3.3㎡ 당 6억9000만원에 거래돼 일대 최고가를 쓰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비교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많다. 이 빌딩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총 1420억원에 개인으로부터 매입했다.
이창동 밸류맵 팀장은 “GBC와 옛 뉴욕제과 빌딩은 용도와 면적이 전혀 달라 비교가 어렵다”며 “GBC 인근 건물 중 지난해 3.3㎡당 1억원 전후로 팔린 것들도 있어 시세가 7억원까지 간다고 보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GBC 전경 / 사진제공=현대차
잠재적 이익 고려 시, 성급한 투자라 보긴 어려워
GBC 부지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 땅값’이 아닌 개발에 따른 잠재적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대차의 매입가격을 기초로 향후 개발가치 등을 감안해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 팀장은 “강남지역 초대형 개발이 가능한 단독필지라는 점과 지하 공간 통합 개발까지 고려하면 성급한 투자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랜드마크로서의 장점을 얼마나 살릴 수 있게 개발될지, 개발 일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단축시킬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양래 탑빌딩중개법인 대표는 “자연발생적으로 중심지가 된 강남역 일대와 달리 삼성역 일대는 국가적으로 중심지 구상을 하고 개발하는 지역”이라며 “교통의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미래가치를 놓고 봤을 때 3.3㎡ 당 7억원(옛 뉴욕제과 빌딩 거래가격)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GBC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2에 지하 7층∼지상 105층, 연면적 91만3955.78㎡, 용적률 783.72%로 계획됐다. 완공되면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업무시설, 숙박시설(관광숙박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 집회장 전시장) 관광휴게시설, 판매시설이 들어선다. 초고층 타워동의 104층과 105층은 전망대로 쓰일 예정이다. 준공예정 시기는 2026년 하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