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부양·자녀양육도 로봇에게 떠맡길라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5.0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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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 2020]③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로봇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전세계 화두로 제시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진전되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착한 기술, 착한 활용(Good Tech, Good Use)’를 주제로 인류 문명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올바른 방법론을 제시해본다.

'로봇 앤 프랭크'의 한 장면/사진=새뮤얼 골드윈 필름스'로봇 앤 프랭크'의 한 장면/사진=새뮤얼 골드윈 필름스


치매 노인 플랭크와 가정용 로봇 간 뜨거운 우정을 묘사한 SF(공상과학) 영화 ‘로봇 앤 프랭크’. 플랭크에게 로봇을 선물한 것은 아들 헌터다. 연로한 부모의 건강관리를 전적으로 소셜로봇에게 떠맡기며 자식의 부모부양 의무를 소홀히 한다. 전문가들은 반대로 양육이 필요한 자녀들의 돌봄을 소셜로봇에게만 맡기는 방임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소셜로봇 기술이 아직 인간의 돌봄을 완벽히 대체하기에는 부족한데도 ‘과도한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시각이 적지 않다.

로봇기술이 대중화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로봇 해킹이 향후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인간과 함께 사는 소셜로봇은 인간의 감정이나 생활습관 관련 데이터를 모은다.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최적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로봇이 수집한 개인 감정 데이터는 ADHD(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학습·강박·불안장애 등의 심리적 문제, 노인 우울증에 대한 사전 진단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데이터가 해킹을 당할 경우 사생활 침해 및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키보(오른쪽)가 여성 연구원에게 꽃을 전달하며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다/자료사진=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키보(오른쪽)가 여성 연구원에게 꽃을 전달하며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다/자료사진=KIST
로봇에 의한 미래 일자리 변화에 두려움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매킨지앤컴퍼니가 펴낸 보고서 ‘없어지는 일자리와 생겨나는 일자리: 자동화 시대 노동력의 전환’에선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 8억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직업의 미래 2018’ 보고서에서 로봇은 2022년까지 7500만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한편, 1억3300만개의 인간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셜로봇에 의한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 이재신 기술영향평가위원회장(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인간의 일자리를 완전한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을 보조하거나 협업하는 방식으로 도입될 것”이라며 “산업용 로봇에 비해 일자리 감소 폭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저숙련·저임금 일자리를 대체하고 인간은 같은 업종에서 고숙련·고임금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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