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진칼' 기대감…경영권 분쟁株 주가 'UP'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5.0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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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지난 3월27일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진빌딩. 한진칼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 3자 연합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11만원을 넘은 바 있다.(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지난 3월27일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진빌딩. 한진칼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 3자 연합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11만원을 넘은 바 있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종목들의 주가가 급격히 뛰고 있다. 최근 증시가 1900선에서 횡보하는데다, 한진칼 (59,800원 ▲400 +0.67%)이 장기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주가가 지속 오르자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유진투자증권 (4,290원 ▲55 +1.30%)은 전일대비 650원(29.82%)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830원을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 5% 이상 주주로 새롭게 등극한 세종텔레콤 (628원 ▼2 -0.32%) 역시 38원(12.18%) 상승한 350원을 나타냈다.

유진투자증권 /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유진투자증권 /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
유진투자증권 주가 급등은 세종텔레콤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텔레콤은 지난달 23일 장 마감 후 유진투자증권 주식 557만주를 장내매수해 지분율이 5.75%가 됐다고 공시했다.



세종텔레콤은 지분 보유목적에 대해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종텔레콤 대표이사인 김형진 회장이 과거 증권사를 인수했던 이력 때문에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 양측이 지분 경쟁을 벌이는 만큼 주가가 오를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에 허덕이던 동아증권(NH투자증권 전신)을 30억원대에 인수해 세종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그리고 2005년 말 세종증권을 1100억원대에 농협중앙회에 넘겨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이후 농협중앙회가 인수한 세종증권 이름을 NH농협증권으로 바꿨고,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현재 업계 5위권 대형사인 NH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이날 롯데지주 (27,800원 ▼50 -0.18%)도 전일보다 2800원(7.51%) 오른 4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지주우 (36,700원 ▲850 +2.37%)도 9000원(14.02%) 급등한 7만3200원을 기록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28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동생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안건을 제출하면서 경영권 분쟁 기대감이 커졌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홀딩스 기업 지배구조 기능이 결여된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동주 회장은 오는 6월 열리는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부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될 경우 일본회사법 854조에 따라 법원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빌딩 / 사진=도쿄(일본)=박진영일본 롯데홀딩스 빌딩 / 사진=도쿄(일본)=박진영
앞서 한진그룹 남매 간 경영권 분쟁으로 한진칼 주가가 장기간 급등하면서 경영권 분쟁 종목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한진칼은 지난해 말 3만원대였던 주가가 올해 남매 간 지분 매입경쟁이 붙자 주가가 급등, 장중 11만원을 넘어섰다. 주주총회가 끝난 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29일에는 8만7000원을 기록했지만, 연초 이후로 보면 여전히 117% 오른 상태다.

제2의 한진칼처럼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경영권 분쟁주에 투심이 몰리고는 있지만, 내용은 잘 따져봐야 한다.

롯데그룹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수차례 있었지만, 매번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도 이사진이 매번 신동빈 회장 체제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 지분을 살펴봐도 신동주 회장의 지분은 0.2%(작년말 기준)로 신동빈 회장(14.2%)에 크게 밀린다. 신격호 명예회장(3.1%)의 지분이 남아있지만, 별도의 유언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소유했던 지분은 분할상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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