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현대카드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채권도 채안펀드가 매입했다. 지난달 14일 펀드는 메리츠캐피탈 여전채 200억원 규모를 민평금리 대비 6bp 가산된 금리에 매입했다. 같은 달 24일 발행된 900억원의 현대캐피탈 채권 중 450억원의 경우 1.763%에 펀드가 매입했다. 민평금리 대비 5bp 가산된 금리가 적용됐다.
여전사별로 여건이 다르고 금융당국과 채안펀드 발행 주관사들이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지만 채안펀드 매입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금리 수용 여부다. 메리츠캐피탈과 비슷한 시기에 채안펀드 매입을 신청했던 하나카드의 경우 현대카드와 동일한 5bp 가산된 금리로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같은 5bp 가산된 금리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현대카드 계열은 되고, 하나카드는 거절당했다.
업계는 채안펀드 매입 주체들이 금융지주 계열과 비금융지주 계열 여전사들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고 해석한다. 금융지주 계열은 수신 기능이 있는 은행을 중심으로 '급전'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채안펀드의 도움이 절실하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캐피탈, BNK캐피탈, JB우리캐피탈, DB캐피탈 등이 최근 지주로부터 1500억~3500억원을 각각 대여 받았다.
채권 발행도 활발하다. KB국민카드가 최근 300억원 규모 3년물 채권과 600억 규모 2년물 채권을 민평금리보다 3~4bp 낮게 발행했다. 신한캐피탈도 300억원 규모의 3년물 회사채를 민평금리 보나 1bp가량 낮게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신용등급 AA 이상이라고 해도 비금융지주 계열사들이 1년 만기 채권 발행하긴 수월하지 않다. 실제 얼마 전까지 민평금리와 큰 차이 없이 채안펀드 매입 신청을 했던 현대카드도 5bp 가산된 금리의 채권 매입을 타진할 수밖에 없었고, 금융당국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유동성이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달시장에서 이 정도(5bp금리 가산) 수준의 발행이 적정수준이라고 생각했다"며 "조달 측면에서 은행계열 금융지주보다 비금융지주 계열이 조금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