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의학논문 기여도 없다" 증언…"체험활동은 맞다"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2020.04.29 14:46
글자크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의 공동저자가 법정에서 "논문작성에 조씨가 기여한 바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기일에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 현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조씨의 이름을 논문에 올린 사람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로, 현씨는 논문 작성을 제외한 관련 실험을 모두 담당한 인물이다.



현씨는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에서 "논문 작서에 조씨 기여도가 없다"고 진술했고, 진술 내용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장 교수가 윤리위에 '조씨가 실험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움을 줬을 뿐 연구의 전반적 구상과 진행에는 기여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고 하자, 현씨가 "사실"이라고 답했다.

조씨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실험을 주도하고 실행했다는 주장을 한데 대해 현씨는 "2주 동안 실험을 주도할 시간적 여유나 기술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씨와 함께 DNA를 추출하는 실험을 하긴했지만 정확하게 추출이 안됐고, 해당 데이터를 논문에 쓰지 않았다고 했다. 또 장 교수가 조씨에게 발급해준 '체험활동 확인서' 내용에 대해서는 활동한 것 자체는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이 "조씨가 확인서에 기재된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검사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부분은 맞고, 다만 연구원 일원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더라도 체험활동이 한 것은 맞지 않냐"는 취지로 물었고 현씨는 "네, 2주간 했으니까"라고 했다.

변호인은 또 확인서에 '숙련이 됐다'는 표현에 대해 "결과 도출이 됐다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숙련이 가능했다'는 표현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 않냐"고 물었는데, 현씨는 "실험을 혼자 하지 않고 두 번 정도 같이 따라했는데 어떻게 숙련됐다고 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교수는 딸이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07년 7월 단국대 의대 장 교수에게 논문 저자로 딸의 이름을 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장 교수는 조씨의 고교 동창의 아버지다.

조씨는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 동안 실험실 견학 등의 체험활동을 했다. 이후 2009년 3월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합격했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논문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논문은 대한병리학회에 학회지에도 게재됐고, 정 교수는 이를 조씨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과정에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