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1억 낮은 '잠실 리센츠' 경매, 응찰자 달랑 1명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0.04.29 14:01
글자크기
서울 송파구 잠실리센츠 아파트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 사진=이재윤 기자서울 송파구 잠실리센츠 아파트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 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가 17억5211만2000원에 팔렸다. 시세보다 1억원, 같은 달 실거래가보다는 2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응찰자는 단 1명이었다. 다른 잠실동 아파트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응찰자 1명이 낙찰 받았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약세 전환하면서 경매 참여자가 줄어든 것이다. 향후에는 경매 물건이 더 늘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단지, 시세보다 수억 낮게 팔려… '힐스테이트 서초젠트리스'는 1회 유찰에도 3명뿐
29일 대법원 경매정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7일 리센츠 84㎡(14층) 아파트가 감정가 17억2000만원보다 5000여만원 높은 17억7211만2000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1명으로, 중층 최저 호가 18억5000만원보다 1억원 낮은 수준에 매입했다. 지난 6일 실거래가 19억3500만원(21층), 지난 7일 22억원(11층)보다는 2억~5억원 낮다.

같은 날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주상복합아파트 151㎡ 경매도 치러졌다. 감정가가 15억9000만원이었는데 1명이 응찰해 16억1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단지 매매 호가가 17억8000만~21억원인데 고층임을 감안하면 고층 최저 호가 19억원 대비 3억원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실거래가 18억9000만원(19층)보다는 2억8000만원 낮다.



경매 응찰자가 없어 1회 유찰됐다가 진행된 강남권 아파트도 있다. 서초구 신원동 '힐스테이트서초젠트리스' 아파트 114㎡다. 최초 감정가가 17억2000만원이었는데 지난 21일 경매에 3명이 응찰해 15억5339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호가는 16억5000만~20억원이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6단지' 65㎡는 감정가 11억원 대비 높은 12억520만원에 낙찰됐는데 응찰자는 5명이었다.

시세보다 1억 낮은 '잠실 리센츠' 경매, 응찰자 달랑 1명

4월 서울 경매 응찰자수 평균 5.4명, 전년 동기보다 1.4명 적어… 작년 7월 절반 수준
전반적으로 경매 응찰자 수가 줄어들었다. 이달(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는 5.4명이다. 전년 동기 6.8명, 지난해 평균 7.4명보다 응찰자가 적다. 특히 지난해 7월 평균 11.4명이 응찰했던 것 대비로는 절반 정도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 응찰자수가 더 많았는데 강북권 1회 유찰 아파트 경매에 주로 몰렸다. 10명 이상의 응찰자가 응하기도 했지만 아파트값이 급등하던 시기보다는 응찰자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응찰자수가 많았던 것은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84㎡다. 1회 경매가 유찰돼 16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최종 낙찰가는 6억1560만원(낙찰가율 109%)이다. 다음으로 많이 몰린 물건은 노원구 월계동 '청백' 59㎡로 1회 유찰된 뒤 3억1633만3300원(낙찰가율 103%)에 낙찰됐다. 15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2018년 12월 진행된 청백 50㎡ 1회 유찰 경매에 24명이 몰린 것보다는 응찰자수가 적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코로나19 펜데믹 전에는 경매 낙찰가가 시세에 근접했을텐데 지금은 시세보다 낮고 응찰자수도 많지 않다"며 "서초 1회 유찰 아파트에도 이전 같았으면 10명 이상이 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값이 우하향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며 "경기가 더 악화되면 경매 물건이 늘고 응찰자수는 줄고 낙찰가율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대출 규제로 강남권 고가 아파트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투자세력보다는 자금력을 갖춘 실수요자에 의한 낙찰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