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논문 공동저자 "조국 딸, 1저자 등재 논문에 기여 없어"

뉴스1 제공 2020.04.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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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주도했다" 조씨 주장에 "시간적 여유·기술 없어" 반박
변호인 "2주간 체험활동 한 건 맞지 않냐" 질문에 "한 건 맞아"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뉴스1 © News1 허경 기자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공동저자가 "논문작성에 조씨가 기여한 바가 없다"고 증언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기일에 당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연구원이던 현모씨가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조씨는 고교 재학시절인 2007년 7~8월 2주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한 뒤 2009년 3월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합격했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논문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논문은 대한병리학회에 학회지에도 게재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장영표(62) 단국대 의대 교수에게 부탁해 2주간의 인턴 활동을 한 뒤 논문 저자로 등재해줄 것과 실험에도 기여한 것처럼 체험활동 확인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보고있다. 정 교수는 이를 조씨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과정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현씨는 장 교수가 담당한 논문 작성을 제외한 관련 실험을 모두 담당한 인물이다. 현씨는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에서 "논문 작성에 조씨 기여도가 없다"고 진술한 적이 있고, 진술 내용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은 장 교수도 윤리위에 "조씨가 실험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움을 줬을 뿐 연구의 전반적 구상과 진행에는 기여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한 내용을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현씨는 "(기여한 사실이 없다고 한 장 교수 발언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조씨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실험을 주도하고 실행했다는 주장을 했는데, 이에 대해 현씨는 "2주 동안 실험을 주도할 시간적 여유나 기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현씨는 조씨뿐 아니라 논문 작성자로 기재된 다른 의대 교수들이나 박사도 이 논문에 기여한 바가 없고, 본인과 장 교수만 논문에 기여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현씨는 조씨와 함께 DNA를 추출하는 실험을 하긴했지만 정확하게 추출이 안돼 해당 데이터는 논문에 쓰지 않았다고 했다. 또 장 교수가 조씨가 체험활동을 하게 해 준 것을 단순히 아는 고등학생에게 실험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정도로만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다만 장 교수가 조씨에게 발급해준 2주간의 체험활동 확인서에서 내용에 대해서는 "2주간 체험활동을 한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씨가 확인서에 기재된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검사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부분은 맞고, 다만 연구원 일원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더라도 체험활동이 한 것은 맞지 않냐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현씨는 "네. 2주간 했으니까"이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또 확인서에 '숙련이 됐다'는 표현에 대해 "결과 도출이 됐다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숙련이 가능했다'는 표현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현씨는 "실험을 혼자 하지 않고 두 번 정도 같이 따라했는데, 어떻게 숙련됐다고 (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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