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든 BTS?"…여주의 'ON' 패러디 "미친 싱크로율"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4.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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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얼핏 보고 진짜 방탄소년단인 줄 알았는데 고구마 홍보 영상이라니요!"

"이렇게 똑같이 찍을 수 있는데 방탄소년단 뭐하러 해외 로케이션 촬영했나요.(웃음)"

경기 여주시가 만든 방탄소년단의 'ON' 뮤직비디오 패러디 영상이 최근 '미친 싱크로율'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이 같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주시가 특산품 고구마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만든 홍보 영상 얘기다.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촬영 구도, 화면 연출은 물론, 소품과 의상, 방탄소년단을 연기한 공무원 출연진들의 몸짓과 표정까지 디테일하게 패러디해 화제다. 방탄소년단 팬 '아미'들은 물론 팬이 아닌 누리꾼들로부터도 "폭소를 금치 못했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여주시 vs BTS…비교해보니
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원작 뮤직비디오는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이나 영화 '반지의 제왕' 등을 연상시키는 웅장한 판타지 분위기로 유명하다. 여주시 패러디 영상은 원작의 각 멤버 파트별 장면마다 포인트에 고구마를 잘 끼워 넣어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홍보 효과와 재미, 완성도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일례로 뮤직비디오 도입부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폐허가 된 초원에서 화살에 꽂힌 비둘기를 드는 장면은 중년의 출연자가 화살로 들판에 꽂힌 고구마를 집어드는 장면으로 연출됐다.

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지민의 솔로 파트에서 난쟁이로 분장한 연기자가 북을 치는 장면은 북 대신 고구마 상자를 무릎에 놓고 고구마를 흔드는 모습으로 패러디됐다.

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고구마가 안 나왔지만, 원작의 명장면을 살린 장면들도 화제가 됐다. 뮤직비디오 공개 당시 뷔의 미소와 눈빛 연기로 화제를 모은 클로즈업 장면은 뷔 역할을 맡은 공무원의 눈빛 연기가 대신했다. 이 장면은 영상 썸네일(미리보기 그림)으로도 쓰였다.


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원작에서 RM 파트에 등장하는 기린 등 동물들은 동물 탈을 쓴 공무원들로 대체돼 웃음을 줬다. 특히 기린을 맡은 출연진의 기린 흉내가 실제 뮤직비디오에서 기린 움직임과 똑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실내 장면 연출에서도 웃음을 자아냈다. 원작의 슈가 랩 파트는 성당처럼 보이는 곳에서 촬영됐는데 여주시는 이를 강당에서 찍었다. 장소는 다르지만 웅장한 분위기는 살렸다는 평가다.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당초 목표한 '고구마 홍보' 효과도 적잖다. 누리꾼들은 "영상은 재밌는데 대체 고구마 주문은 어디서 하느냐"는 반응이다. "여주 고구마를 꼭 먹어보고 싶다" "여주 고구마만 먹겠다" "여주 고구마 검색해서 구매했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 공무원들 총출동, 드론까지 날렸죠"
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여주시가 패러디한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왼쪽)과 방탄소년단의 원작 뮤직비디오(오른쪽) /사진=유튜브 캡처
누리꾼 사이에서 이 영상은 "아미가 기획한 영상"으로도 입소문을 탔다. 여주시 유튜브 계정 관리자가 댓글에서 관전 포인트를 직접 제시하는 등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제가 '찐팬'(진짜 팬)이다" "방탄 보라해(방탄소년단 팬들끼리 '사랑해' 대신 쓰는 말)" 등의 댓글을 달면서다.

"영상이 은근이 아니고 많이 비슷해서 (너무 잘 만들어서) 짜증난다"는 댓글에는 관리자가 "짜증내지 마세요. '찐팬'인 제가 제일 짜증났었다"는 답을 달아 관전하는 누리꾼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영상을 기획한 안현정 여주시청 시민소통(유튜브)담당 주무관은 29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제가 먼저 패러디를 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며 "이걸 찍으려고 드론까지 날렸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 'ON' 뮤직비디오를 고구마 홍보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부터 촬영 장소 섭외, 소품 준비, 출연진 섭외 등 모두 안 주무관 손에서 나왔다.

영상 제작에는 시 공무원들의 '피, 땀, 눈물'이 들어갔다. 촬영과 편집만 외부 전문 영상 제작자에게 용역을 맡기고 나머지는 모두 여주시 공무원들 몫이었다. 방탄소년단 7명 역할을 맡은 출연자들도 모두 여주시 공무원들이라는 설명이다.

안 주무관은 "솔직히 처음에는 '한국에서만 욕먹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욕 먹을 것 같다, 싫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하지만 '성공할 수 있다, 아미의 화력을 등에 업어보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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