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건강 언급 거부…"잘 있길 바랄 뿐"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4.29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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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피한 채 김 위원장이 잘 있기 바란다고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기자회견을 하던 중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나는 그저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I just wish him well)"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COVID-19) 대응 TF(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추가로 보고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의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아마도 머지 않아 그와 관련해 듣게 될 것"이라며 "그가 괜찮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나와 김 위원장은 아주 관계가 좋다"며 "내가 미국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 24일 기자회견 때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전한 (CNN 등의)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래된 서류를 갖고 보도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기 위한 의료팀을 북한에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고위간부가 이끄는 이 대표단은 지난 23일 베이징을 떠나 북한으로 향했다. 이 보도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둘러싼 혼란스러운 보도들이 이어진 가운데 나왔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지난 15일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일정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잦아드는듯 했던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국내 보수 성향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향산특각에서 치료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어 같은 날 CNN이 미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최근 수술을 받은 뒤 위중한 상태라는 첩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사 중"이라고 전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보도를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지방에 체류 중이고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건강이상설을 뒷받침할 만한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최근까지 측근들과 함께 원산에 머물러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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