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vs LG생활건강 '엇갈린 성적' 이유는…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4.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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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1분기 코로나 직격탄...中 현지·국내 오프라인 매출 급감..온라인은 급성장

아모레퍼시픽 vs LG생활건강 '엇갈린 성적' 이유는…


국내 1·2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1분기 '코로나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음료 사업부가 화장품 사업부 실적 하락을 방어했지만 아모레퍼시픽에는 충격 쿠션 역할을 할 사업부가 없었다. 반면 LG생활건강과 비교해 훨씬 광범위하게 진출한 중국 오프라인 매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1분기 영업이익이 6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8% 줄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2793억원으로 전년비 22.1% 줄었다. 당기순익은 948억원으로 41.9% 감소했다.



앞서 1분기 실적을 공개한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3337억원으로 전년비 3.6% 늘었다. 매출액은 1조8964억원으로 1.2% 늘었고 당기순익은 2342억원으로 전년비 3.7%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매출액은 22% 감소한 1조1309억원, 영업이익은 67% 줄어든 60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접촉) 소비가 늘며 온라인 채널 매출이 80% 급증했지만 면세점·백화점·로드숍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국내 사업 매출액은 19% 감소, 영업이익은 33% 하락에 그쳤지만 해외 사업 매출액이 28% 줄고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것이 1분기 실적 부진의 주 요인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휴점 여파가 컸다. 중국 오프라인 매장은 3월 들어 운영을 재개했지만 영업시간 단축·내점객 감소로 평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1분기 중국 티몰을 비롯한 온라인 매출이 50% 이상 성장하는 성과가 있었다.

반면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은 매출액이 6.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9.9% 줄어드는 등 선방했다. 면세점과 중국에서 많이 팔리는 대표 브랜드 후의 매출액이 8% 감소하는 타격이 있었지만 럭셔리 브랜드 숨과 오휘의 초고가 라인 매출액 증가가 이익 하락을 적극 방어했다. 또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중국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 직진출한 경우가 많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덜 했다.

아모레퍼시픽 외 주요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각각 매출액이 31%씩 줄며 1074억원 346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76% 줄어든 51억원에 그쳤고 에뛰드는 적자가 지속됐다. 에뛰드는 멀티브랜드숍 입점과 디지털 채널 판매, 적자 매장 구조조정 등을 단행해 적자폭은 축소됐다.


1분기 크게 부진한 실적이 공시된 가운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아모레퍼시픽이 빠른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실적의 발목을 잡던 로드숍 아리따움이 1000개 미만으로 줄며 자연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고 디지털 채널(온라인)로의 빠른 전환과 온라인 고성장이 나타나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겠다"며 "2분기 이후 저수익 오프라인 점포 축소 및 디지털 채널 마케팅 강화 등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실적 회복 뿐 아니라 기업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이 60% 넘게 급감했지만 구조조정과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중이다.

오전 10시3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 (145,400원 ▲3,200 +2.25%)은 전일대비 3.79% 오른 17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아모레G (30,600원 ▲850 +2.86%)도 2.23%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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