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곧 나타난다"…김정은 미스터리, '포스트 김정은' 논의도

머니투데이 김평화 , 김민우 , 김예나 인턴 기자 2020.04.28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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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17일째 잠행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또 다시 여러 '말'이 나왔다. 통일부 장관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각자의 정보력을 동원해 '살아있다', '곧 나타난다' 등 의견을 밝혔다. 국회는 토론회를 열고 '포스트 김정은' 시대를 논의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통일부 장관 "북한 특이동향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건강 이상설과 관련 “정부는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6일 한반도평화만들기 개최 ‘한·중 비전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건 기술 정보를 포함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보 평가를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 특각(별장)에 머물며 인근 지역을 현지지도하고 있다고 본다. 정상적인 통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 차장이 언론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여전히 북한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한 사례를 언급한 김 장관은 “그런 발언은 그냥 하는 게 아니고 나름 정보 평가를 한 후 근거를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간 정보 판단에 대해선 크게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평북) 향산에서 김만유 병원의 의사가 수술했다는 최초 보도가 있었는데 (북한 내부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성립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향산진료소는 보건소인데 수술할 수 있는 시설도 없다. 북한 전문가들이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이런 얘기가 도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고 김일성 주석 생일인 15일 태양절 참배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긴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17년 집권 기간 동안 태양절 때 참배한 경우는 세번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가운데 27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가운데 27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국회 외통위원장 "7~10일 내 모습 드러낼 것"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7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일주일~열흘 안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안 나타나면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최고 존엄의 권력 공백 상태 설이 퍼져나가면 북한 내부의 동요 때문에 김 위원장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윤 위원장은 "제가 내린 결론은 김 위원장이 정상적 업무 수행을 안 하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안 한다면 7~10일 사이에 나와서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며 "정상 업무를 못 한다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또는 와병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를 비롯해 정부 당국이 북한의 특이 동향이 없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최근 동정을 보면 김 위원장이 직접 사인하거나 결정하는 지시 사항이 없고, 노동신문에도 최룡해·김여정 등 주요 인사의 동향·활동내역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며 "모두 원산에 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추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또 과거 파주에서 전단을 살포하면 즉각 대남비방이 시작되는데 전혀 반응이 없다. 이것이 정말 특이한 것"이라며 "최근에 미국에서 금융제재법이 통과했는데 반응이 없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중국이 북한에 의료진을 파견했다면 와병설의 근거로 작용하는데 정부는 특이동향이 없다는 반론을 발표했다"며 "정부 당국은 전혀 문제가 없다, 원산 별장에 있다고 하는데 와병설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증폭될 것"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결론적으로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안 하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안 한다면 전략적 판단하에 일주일~열흘 후 나와서 주목을 끄는 행동을 할 수 있다"며 "그것이 아니라면 와병설, 코로나19 자가격리 둘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국회 긴급토론회…"김여정 후계절차 1/3도 이뤄지지 않아"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 대한 후계절차는 3분의 1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이 후계구도 대비 없이 사라져버리면 김여정의 역할은 매우 축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북한 급변사태 대비 전문가 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맞물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할 때 밟은 절차가 있는데 김여정은 이 영도절차 중 3분의 1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 원장은 "백두혈통인 김여정이 김정은의 뒤를 이으려면 당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이 됐어야 한다"며 "직책도 당 제1부부장이 아니라 제1부장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재선임했다.



유 원장은 또 "최소한 군사분야에서는 조선인민군 대장 칭호정도는 받아야 하고 북한 노동신문에서는 김여정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며 "당군정 체제도 김여정 중심으로 정비돼야 하는데 정비도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김정은의 경우 26살에 이 과정을 다 밟았다"며 "그러나 감여정은 이 절차 중 3분의 1도 못했다. 김정은이 후계대비 없이 사라져 버리면 김여정 역할은 매우 축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7년 4월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한 김정은은 이듬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 인민무력성(당시 인민무력부) 제6호동 청사에서 후계자로서의 첫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 당대표자대회에서는 김정은에게 당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과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기로 하면서 이를 공식화 했다.



유 원장은 "현재 권력승계와 관련해 4가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김여정(김정은 여동생) 후계설 △김평일(김정일 이복동생) 후계설 △최룡해(당 부위원장, 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역할설 △집단지도체제설 등에 대해 설명했다.

유 원장은 "김여정이 후계구도에서 힘을 받기 위해서는 백두혈통 최고 어른인 김경희가 밀어주지 않는한 어렵다"며 "김정은 서기실장인 김창선의 후견이 아니면 정상적 정치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이복삼촌인 김평일 전 주체코북한대사의 후계설에 대해서는 "현재 북한 내에서 김평일의 정치적 역할은 제로(0)"라며 "중국이 친중정권을 세우려고 생각한다면 김평일을 내세워 후계 계승을 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때만 김평일이 역할을 하는 것이지 중국정부의 도움이 없다면 김평일은 힘들다"고 말했다.



최룡해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최룡해는 명목상 2인자지만 아무련 권력이 없다"며 "최룡해를 얼굴마담으로 세운 후 김여정에게 정권을 이양하는 중간 과도단계 관리형으로 최룡해의 역할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 원장은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유 원장은 "북한에서 집단지도체제는 있을 수 없다"며 "김정은이 급사하거나 죽거나 하면 절대권력의 공백상태를 이용해 집단지도체제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군이 분권화 돼 있어서 섣불리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및 외통위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유대종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이상민 통일부 기획조정실장 등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및 외통위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유대종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이상민 통일부 기획조정실장 등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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