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한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오후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탱크의 '부유식 지붕'이 탱크 상단까지 올라와 있다. 부유식 지붕은 탱크 내 원유 저장량에 맞게 위아래 자동으로 움직이게 된다. 2020.4.22/뉴스1
이번 하락은 거래정지 기간 중 유가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 뒤늦게 반영된 것으로 이번 하한가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60%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괴리율이 300%를 넘어서며 다음 거래일에 추가 하한가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
◇거래정지 풀리니 지옥문이 열렸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21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WTI 선물 차트를 바라보고 있다. 2020.4.21/뉴스1
앞서 지난 25일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부터 5거래일째 거래가 정지된 삼성과 QV(NH투자증권) 레버리지ETN(상장지수증권)의 거래를 27일부터 재개키로 결정했다. 거래정지로 약 4000억원 가량의 돈이 묶인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QV를 제외한 레버리지ETN도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는 전거래일 대비 315원(-48.46%) 내린 335원에,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는 325원(-20.31%) 내린 1275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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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QV를 포함해 레버리지 ETN들의 괴리율은 지나치게 높다. 현재 삼성은 395.96% 괴리율로 정상가격의 4배에 가깝게 ETN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어 △QV 294% △신한 156% △미래 58% 순이다. LP(유동성공급자)인 증권사는 ETN 가격과 원유선물 지표가격을 일치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가격을 조정해야 하는데 현재 괴리율로는 이같은 가격조정기능을 할 수 없다. 시장가격의 하한선이 IIV(실시간지표가치)값을 크게 웃돌면서 LP가 호가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한가 가능성 여전히 높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현재 이들 ETN이 추가 하한가를 맞더라도 334원, 200원으로 여전히 IV를 크게 웃돈다. 다음 거래일까지 IV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60% 추가하락에 더해 수십%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4개 레버리지 ETN이 지표가격에 수렴하려면 얼마나 더 떨어져야 할까. 27일 현재 가격기준 삼성ETN은 80% △QV 75% △신한 64% △미래 46% 추가하락해야 한다. 사실상 깡통증권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특히 삼성과 QV의 경우 거래정지 기간 동안 IV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하락폭이 다른 ETN보다 유독 컸다.
◇다음 거래일은 언제
거래소 전경 / 사진제공=뉴스1
거래소는 지난 24일 ETF(상장지수펀드)와 ETN 등 ETP 상품의 괴리율이 지속적으로 확대하자 현재 운영 중인 단일가매매·거래정지 관련 기준을 통합·강화한 상시 대응기준을 마련했다. 우선 괴리율이 20%가 넘는 모든 ETP 종목은 괴리율이 정상화할 때까지 단일가매매를 시행하기로 했다. 괴리율은 기초자산이 국내시장물인 경우 6%, 해외시장물인 경우 12%까지 떨어지면 정상화한 것으로 보기로 결정했다. WTI유의 경우 해외시장물로, 괴리율이 12%로 좁혀지지 않는 한 단일가 매매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또한 단일가매매 상태에서 괴리율이 30% 이상으로 확대하면 3매매일간 매매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27일 모든 레버리지ETN의 괴리율이 30% 이상 확대돼 3매매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다음 거래재개일은 이번 주 황금연휴로 인해 5월6일로 밀렸다. 부처님오신날,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등이 연달아 있어 증시휴장일이 그만큼 길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