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4.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수원지법은 지난 26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회장은 도주 4개월여 만인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사업본부 팀장과 함께 붙잡혔다.
김 전 회장과 함께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심모 전 신한금융 팀장은 경찰의 검거 직후 서울남부지검으로 넘겨졌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지난 25일 구속됐다.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은 라임 펀드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명품시계, 가방 및 고급 외제차 등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 전 부사장 역시 지난해 11월 영장이 청구된 후 잠적했으나 도주 5개월여만에 꼬리가 잡혔다.
약 1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본부 팀장이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4.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6000억원, 피해자는 4000여명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은 단순한 펀드운용 실수가 아닌 방만한 운용과 수익률 부풀리기로 일을 키웠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을 상대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로 손실을 은폐한 혐의, 리드 인수 후 주가조작과 횡령을 저지른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자금을 끌어다 쓰며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기업사냥'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스타모빌리티 명의로 된 회삿돈 517억원과 수원여객 자금 241억 등 수백억원 대의 돈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라임사태를 둘러싼 고위 공직자·정치권의 비호 정황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하면서 라임 사태를 무마하려했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 18일 구속됐다.
김 전 행정관은 동향 친구로 알려진 김 전 회장에게 직무상 취득한 정보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의 펀드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의 녹취록에 등장하기도 했다. 장 전 센터장은 피해자에게 김 전 행정관을 가리켜 '라임은 이분이 다 막았다'고 언급했다.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무마한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4.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투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현재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며 투자를 주선한 대가로 회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의 리드 실소유주인 김 회장도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한 상태다.
투자를 받은 뒤 주식 담보 대출을 받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 이 회장 역시 행방이 묘연하다. 이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를 연이어 인수했고 이 과정에서 라임 자금 약 2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