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이종필·김봉현 구속…정관계 로비까지 집중수사

뉴스1 제공 2020.04.27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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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은폐·판매사기·부실투자 등 의혹 수사 본궤도
도주한 주요 투자사 회장 추가검거도 수사력 집중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4.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4.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관련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수원지법은 지난 26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경기도 버스업체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수원여객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김 전 회장은 도주 4개월여 만인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사업본부 팀장과 함께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이후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이 김 전 회장을 넘겨 받아 관련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 전 회장과 함께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심모 전 신한금융 팀장은 경찰의 검거 직후 서울남부지검으로 넘겨졌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지난 25일 구속됐다.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팀장은 라임 펀드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명품시계, 가방 및 고급 외제차 등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부사장 역시 지난해 11월 영장이 청구된 후 잠적했으나 도주 5개월여만에 꼬리가 잡혔다.

약 1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본부 팀장이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4.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약 1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본부 팀장이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4.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라임사태의 '키맨'으로 꼽힌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라임사태 관련 의혹에 대해 차례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6000억원, 피해자는 4000여명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은 단순한 펀드운용 실수가 아닌 방만한 운용과 수익률 부풀리기로 일을 키웠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을 상대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로 손실을 은폐한 혐의, 리드 인수 후 주가조작과 횡령을 저지른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자금을 끌어다 쓰며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기업사냥'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스타모빌리티 명의로 된 회삿돈 517억원과 수원여객 자금 241억 등 수백억원 대의 돈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라임사태를 둘러싼 고위 공직자·정치권의 비호 정황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하면서 라임 사태를 무마하려했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 18일 구속됐다.

김 전 행정관은 동향 친구로 알려진 김 전 회장에게 직무상 취득한 정보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의 펀드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의 녹취록에 등장하기도 했다. 장 전 센터장은 피해자에게 김 전 행정관을 가리켜 '라임은 이분이 다 막았다'고 언급했다.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무마한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4.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무마한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4.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검찰은 검거되지 않은 주요 인물인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 김모 리드 회장, 에스모 등을 실소유한 이모 회장의 소재 파악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라임에서 거액을 투자받고 회사가 부실해지자 도주한 인물들이다.

투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현재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며 투자를 주선한 대가로 회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의 리드 실소유주인 김 회장도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한 상태다.

투자를 받은 뒤 주식 담보 대출을 받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 이 회장 역시 행방이 묘연하다. 이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를 연이어 인수했고 이 과정에서 라임 자금 약 2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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