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세' 개미들은 고통…대주주는 ‘주식증여' 타이밍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4.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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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5.72p(-1.34%) 하락한 1,889.01을 코스닥지수는 10.83p(-1.68%) 하락한 632.96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5.8원(0.47%) 오른 1,235.5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0.4.24/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5.72p(-1.34%) 하락한 1,889.01을 코스닥지수는 10.83p(-1.68%) 하락한 632.96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5.8원(0.47%) 오른 1,235.5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0.4.24/뉴스1


코로나19(COVID-19)로 국내외 증시가 동반 폭락한 가운데 상장사 대주주들의 주식 증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이미 실시했던 증여를 취소하고 이달 들어 새로 증여한 케이스도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재현 CJ회장은 지난해 12월 두 자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와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184만여주의 신형우선주(CJ4우)를 증여했다가 이를 지난달 30일 취소하고 이달 1일에 다시 증여했다. 지난해 12월 증여 시점을 기준으로 한 증여가액은 1204억원에 달하지만 이달 1일 시점으로 한 증여가액은 767억원이 된다.

허영인 SPC삼립 회장(71)도 이달 8일 장남 허진수 부사장에게 보통주 보유 지분(9.27%) 중 절반에 이르는 4.64%를 증여했다. 증여일 기준 증여주식의 가치는 265억원에 달했다.



대기업들 외에도 중견기업의 증여도 이달 들어 대폭 눈에 띄었다. 임무현 대주전자재료 회장(78)은 지난 17일 본인 소유 지분 8.47%(123만2800여주) 중 46만주(3.12%)를 두 자녀와 세 손주들에게 증여해 지분율이 5.24%로 줄었다. 천신일 세중(옛 세중나모여행) 회장(77)도 지난 14일 천세전 세중 사장 등 두 아들에게 보유 지분 13.72% 중 9.05% 어치를 증여했다. 증여가액은 32억원에 이른다.
‘폭락장세' 개미들은 고통…대주주는 ‘주식증여' 타이밍
휴대폰 등의 디스플레이 부품을 만드는 이라이콤의 김중헌 회장(66), 아세아시멘트 및 아세아제지 등 12개사를 거느린 지주사 아세아의 이병무 회장(79), 의류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업체 태평양물산 창업주의 부인 박문자 여사(80), 아파트 건설업체 대원 전영우 회장(90)의 부인 김계순 부회장(90) 등이 이달 들어 대거 증여에 나섰다.

주요 기업의 대주주들이 최근 들어 증여를 새로 실시하거나 기존 증여를 취소하고 이번에 다시 증여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세금 절감 때문이다. 세금은 과세표준(기준가액)에 세율을 곱해서 매겨진다. 주식 등 유가증권 가격은 시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상증세법(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증여가 있던 날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주가평균을 과세표준으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회계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폭락과 업황 부진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고통만 줄 뿐이지만 대주주들에게는 합법적으로 보다 값싸게 주식을 이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3월 폭락장세 기간 이후 아직 1개월여밖에 안 지났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 증여가 좀 더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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