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최악 지났지만 양극화 뚜렷…정책 기대감 반영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4.26 08:10
글자크기
4월 넷째 주 회사채 시장은 투자심리 개선 기대감이 확산 된 동시에 양극화 우려가 동반됐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여러 기업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신용등급 'A-'인 롯데손해보험은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4월 다섯째 주에도 현대차와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한제당 등 다양한 등급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이 진행된다. 정부가 저신용등급의 회사채 지원을 추가로 발표한 만큼 정책 효과가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회사채 시장 최악 지났지만 양극화 뚜렷…정책 기대감 반영될까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동아쏘시오홀딩스 (114,000원 ▲300 +0.26%)대한제당 (3,120원 ▲20 +0.65%)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현대차 (249,500원 ▲4,500 +1.84%)는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데, 오는 28일 수요 예측을 실시한다.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줄줄이 흥행…'A-' 롯데손보는 미달 '양극화'
전반적으로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투자 심리 악화 우려가 절정을 찍은 뒤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4월 넷째 주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 대부분이 발행 예정 금액 이상의 유효 수요를 확보했다.



특히 CJ대한통운 (125,100원 ▲1,600 +1.30%)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6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AA-' 등급으로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고시금리)보다 최대 40bp(100bp=1%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시했고,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발행 금액을 2000억원으로 늘렸다. 금리는 민평금리 +10bp로 결정됐다.

포스코에너지의 활약도 눈에 띈다. 'AA-' 등급의 포스코에너지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6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민평금리에 더해 최대 30bp의 금리를 제시했는데, 최근 비슷한 등급의 회사채 발행 금리보다 낮은데도 흥행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00억원으로 늘렸고, 확정금리는 3년물은 민평금리 +5bp, 7년물은 +0bp에서 정했다.

이 외에 롯데쇼핑 (67,600원 ▲700 +1.05%)(AA), 롯데지주 (26,800원 ▲350 +1.32%)(AA), 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AA-),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6,500원 ▲16,500 +7.50%)(AA-)도 줄줄이 예정 발행 금액 이상의 수요를 확보하며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렸다. 영원무역 (37,450원 ▼900 -2.35%)(AA-)은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고, 제시 금리 밴드(-40~40bp) 안인 +39bp로 금리를 확정했다.


또 'A-' 등급의 아주산업은 200억원의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10억원의 주문을 확보, 발행 규모를 260억원으로 늘렸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지원 없이 투자 심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아주산업과 같은 'A-' 등급의 롯데손해보험 (3,850원 ▲585 +17.92%)(롯데손보)은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4.5~5%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는데도 투자 심리를 끌어내지 못 했다. 기업의 펀더멘탈과 신용등급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 투자심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최악의 시기는 지나고 있지만, 일부 양극화 현상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A-' 미만 등급의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시도하는 데 주저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또 롯데손보의 사례처럼 채안펀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급의 회사채 역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월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며, 올해부터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월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며, 올해부터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 2016년 이후 첫 회사채 공모 실시…동아쏘시오홀딩스(A0)·대한제당(A-)도 주목
4월 다섯째 주에는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현대차를 비롯해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한제당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이 진행된다. 현대차는 'AA+' 등급으로 약 3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인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비교적 안정적인 신용등급과 탄탄한 시장 신뢰, 기업 펀더멘탈이 투자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A0)와 대한제당(A-)은 채안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난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저신용 회사채 및 CP(기업어음) 매입을 위해 20조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회사채 시장 투자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책 지원 효과에 따라 보다 낮은 등급의 기업의 자금 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그동안 채안펀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특별대출제도 신설 등에도 불구하고 우량·비우량 간 차별화는 해소되지 못했는데, 정부 정책이 비우량등급까지 확장됐다는 건 의미가 크다"며 "비우량등급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긴 힘든 시점이지만, 시장 우려에 시의적절한 정책적 대응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