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5조' 바주카포 쏘는 美…물총 수준 '코로나지원금' 쏘는 개도국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4.24 16:29
글자크기

아프리카·중남미 중 남아공만 간신히 260억달러 넘겨

/사진=AFP/사진=AFP


전세계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막기 위해 앞다퉈 재정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또 다른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인해 총 8조달러(약 9891조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지만 국가별 빈부격차가 더 확대되는 등 세계 경제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조달러의 전세계 코로나19 재정 지원금은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직접 지급, 은행 보증, 대출, 주식 매입 등에 국내총생산(GDP)의 30%, 총 1조8400억달러(약 2273조원)를 투입했다. 프랑스와 스페인도 각각 3000달러(약 369조2100억원)와 1000억달러(약 123조7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했다.

미국의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 규모는 2조3000달러(약 2835조6700억원)에 달한다. 2019년 기준 한국 정부의 예산(약 469조6000억원)의 6배가 넘는 액수다. 이에 더해 이날 미 의회는 4840억달러(약 60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지원 패키지를 추가로 가결해 백악관으로 송부하기도 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일본은 GDP의 20%, 싱가포르와 홍콩, 호주는 각각 GDP의 10% 이상을 재정부양에 지출했다. 코로나19 진원지 중국은 GDP의 3%, 약 3조위안(약 520조56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각국 정부가 장기적 적자 우려보다는 단기적인 부양책을 우선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 코로나19 지원금 규모 지도. 지원금 규모 별로 노란색(100억달러 미만), 빨간색(100억달러~1000억달러), 하늘색(1000억달러~5000억달러), 남색(5000만달러~1조달러), 초록색(1조달러 이상)으로 표시했다.  /사진=블룸버그세계 각국 코로나19 지원금 규모 지도. 지원금 규모 별로 노란색(100억달러 미만), 빨간색(100억달러~1000억달러), 하늘색(1000억달러~5000억달러), 남색(5000만달러~1조달러), 초록색(1조달러 이상)으로 표시했다. /사진=블룸버그
그러나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신흥국가의 상황은 달랐다. 아프리카 유일의 G20(주요 20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만 간신히 약 260억달러를 투입했을 뿐, 대부분은 수십억달러 규모 재정지원에도 실패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싱가포르 메이뱅크킴앵리서치의 추아학빈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 정부가 재정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모든 재정 패키지가 같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선진국에서는 바주카포를 쏘지만 개도국 정부들은 그런 종류의 탄약과 재정적 공간을 갖고 있지 않아 물총만 쏠 뿐"이라고 비유했다.


기타 고피너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개발도상국의 경우 코로나19 발병을 관리할 수 있는 정책적 공간과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유엔 무역투자개발회의(UNCTAD)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개도국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내 부채 상환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662억달러 상당의 해외 채권에 대한 재조정에 나서며 디폴트 위기를 맞았고, 브라질과 멕시코 정부도 일부러 코로나19 위기를 과소평가하며 재정지원을 자제해오고 있다.

보고서는 "많은 개도국이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부채 상환 때문에 보건 및 사회보장 부문에 대한 지출에 압박을 받았다"며 "이들 국가에 대한 부채 경감 프로그램을 감독하기 위한 독립적인 국제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