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처분하는 자 vs 좀 더 버티는 자…누가 웃을까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0.04.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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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304>챠트 분석 이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향방 가늠하기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주식 처분하는 자 vs 좀 더 버티는 자…누가 웃을까


“주가 저항선인 50일과 200일 이동평균선(MA)을 곧바로 뚫고 올라갈까요?”

코로나19 사태로 3월에 급락했던 증시가 4월 들어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셀트리온 같은 일부 종목은 3월 하락폭을 전부 만회하고 오히려 더 오르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은 3월 저점에서 작게는 10%에서 많게 40~50%까지 올랐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3월 저점(종가 기준)에서 한 달여 만에 각각 30%와 48%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3월 저점에서 16% 반등했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하락폭을 모두 만회하고 24일 현재 연초 대비 38%나 올랐다.



4월 증시 반등의 배경엔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공포가 줄어들고 투자심리가 회복한 데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19일 이후 10명 안팍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체제도 그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점차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하는 추세다.

증시에서 소위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3월 19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는 3월 초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로써 그동안 증시를 짓누르던 코로나19 공포가 완전히 소멸하진 않았어도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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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달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미국은 증시에서 만큼은 공포가 감소하고 투자심리가 회복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는 4월 초 고점 대비 –57% 하락했고 뉴욕 3대 지수는 3월 저점 대비 26~28% 반등하면서 한국 증시와 매우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증시 반등세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증시의 최대 복병이었던 코로나19 위험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테니 증시가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일 거라고 낙관하는 기조가 우세하다. 소위 V자 반등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호주와 같은 나라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런데 증시 반등의 발목을 붙잡는 게 코로나19 전염이라는 의학적인 위험 요소만 있는 게 아니다. 코로나19 방역 목적으로 전 세계에 내려진 경제 셧다운에 대한 불확실성이 또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외출여행금지, 공장 등 조업중단, 상점 등 휴업, 초중고 대학 휴교 등의 강력한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면서 거의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멈췄다.


그로 인해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으면서 점차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구제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한 달 이상 버티지 못하고 도산할 지경에 놓인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이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글로벌 경제는 올해 침체 수준을 넘어 공황 상태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아무리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았다고 해도 지금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경제봉쇄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 이상 증시의 V자 반등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 호주에서 전방위적인 경제재개가 허용된다고 해도 글로벌 경제가 서로 연결된 체제 하에서 나홀로만 V자 회복을 이룰 수 없다. 즉 세 나라가 아무리 오픈해도 유럽과 미국 등에서 봉쇄가 함께 풀리고 경제재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용 없는 일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매일매일 보고되는 확진자와 사망자 수 통계를 보면 정점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현재 여기저기서 발표된 예측 모델을 종합해보면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5월 이후 정점을 찍고 꺽이는 것으로 예상이 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 한 달 후면 유럽과 미국도 코로나19 전염 위험이 확연히 감소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심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봉쇄조치가 바로 해제되거나 경제재개가 전방위적으로 허용되진 않을 것이다. 사실 어느 국가도 어떻게 단계적으로 봉쇄조치를 해제하고 경제재개를 해나가야 할지 도무지 자신이 없는 상태다. 코로나19 방역은 한국이 다행히 성공을 거두면서 전 세계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지만 봉쇄조치 해제나 경제재개는 완전 별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이 K-방역으로 전 세계의 모범이 된 것처럼 봉쇄조치 해제와 경제재개도 성공할 경우 글로벌 모범국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한국도 아직 전면적인 봉쇄조치 해제와 경제재개를 망설이고 있는 마당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꺾이지도 않은 여타 국가들은 언제 경제재개를 할 수 있을지 요원하기만 하다. 일단 코로나19 확산세가 분명히 꺾였다는 통계가 나오기 전에 섣불리 경제재개를 용인했다가 2차 감염 파도가 몰려와 오히려 더 큰 경제 손실을 입게 될 위험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사실상 통제했다고 여겨지는 한국도 자신 있게 경제재개를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면적인 봉쇄조치 해제와 경제재개 예측 시점은 코로나19 확산세 예측에 사용된 수학적 역학모델로는 추정이 어렵다. 최근 유럽의 일부 국가와 미국 내 일부 지자체가 부분적인 봉쇄조치 해제와 경제재개를 허용하기 시작했지만, 집단 감염과 같은 2차 파도가 나타나면 경제재개를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주 증시가 교착상태에 빠진 점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서부텍사스유(WTI) 선물가격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위중설 등이 증시의 상승세에 걸림돌이 됐지만, 기저에는 경제재개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국제유가의 변동성이나 김정은 위중설 등은 일시적인 외부 충격에 불과하다. 기업 이익의 장기적인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증시가 계속해서 반등세를 이어갈지는 코로나19 확산세와 경제 셧다운 해제 시점에 달려 있다.

주식 처분하는 자 vs 좀 더 버티는 자…누가 웃을까
여기서 차트 분석을 이용하면 향후 증시 향방을 감지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기술적 분석에서 사용하는 지표로 200일과 50일 이동평균선(MA)이 있는데 각각 장단기 추세선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200일과 50일 이동평균선은 골든 크로스(Golden Cross)데쓰 크로스(Death Cross)를 파악할 때 사용된다.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뚫고 올라가는 것은 골든 크로스고,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뚫고 내려가면 데쓰 크로스다. 각각 장기 상승장과 하락장이 본격화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200일과 50일 이동평균선은 저항선과 지지선으로도 사용된다. 예컨대 주가가 200일과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을 땐 이들 추세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반대로 주가가 200일과 5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 있을 땐 저항선으로 작용한다고 여긴다.

국내 많은 주식들이 3월에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다가 4월에 일정 부분 반등한 모습을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고, 또한 200일이나 50일 이동평균선에 거의 도달해 있는 모습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이들 추세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크게 두 부류로 갈라지고 있다. 한 부류는 주가가 단번에 저항선을 위로 뚫고 올라가지 못할 테니 주식을 처분해서 차익을 실현하자는 쪽이다. 팔 수 있을 때 팔고 다음 기회를 노리자는 거다. 이들은 주가가 저항선을 뚫고 올라가려면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완전히 해제되고 경제재개가 전면적으로 시행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소한 가시적인 스케줄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현재는 그러한 청사진을 짜는 것조차 조심스럽고 시기상조라고 여긴다.

이들은 증시가 저항선을 단번에 뚫지 못하면서 조만간 반등 추세에 힘이 빠질 것으로 본다. 그래서 지금 차익실현에 나서는 게 기술적 분석 측면에선 현명한 판단이라 말한다.

다른 부류는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19 확산과 경제봉쇄 조치 등 모든 상황이 좋아질 텐데 주식을 서둘러 처분할 이유가 없다는 쪽이다. 증시는 궁극적으로 저항선을 뚫고 올라갈 것이고 따라서 좀 더 버티면 더 큰 투자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자기확신을 거듭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뉴스에 귀를 기울인다.

저항선에 부딪힌 증시 앞에서 여러분은 어느 부류에 속할까? 팔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차익실현을 하자는 쪽인가 아니면 좀 더 버텨서 큰 수익을 내보자는 쪽인가. 좀 더 버티려는 자와 지금 처분하려는 자 가운데 나중에 누가 웃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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