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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ETN 투자자 "손절 기회라도" vs 거래소 "추가피해 막은 것"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4.2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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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레버리지 ETN '매매정지' 엇갈린 입장... 거래소 "투자자 보호, 공익실현.. 증권사와 재개일정 조율"



지난달 투자광풍이 벌어져 거래량이 폭증한 원유선물 레버리지ETN(상장지수증권)의 실시간지표가치(IIV)가 '0'에 가까워지며 최대 4000억원 넘는 투자자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단행한 '매매거래정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거래정지로 돈을 제때 빼갈 수도 없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반면 거래소 측은 투자자보호와 공익실현을 위한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특히 거래소는 ETN가격과 시장지표간 괴리율이 수백 퍼센트(%)로 벌어진 상황에서 신규투자자의 추가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다음주 중 거래중지 상태였던 삼성·QV 레버리지ETN이 거래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괴리율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거래정지 세 번, 추가상장 14회에도 벌어진 괴리율



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량이 폭증한 4개 레버리지 ETN에는 총 14회의 ETN물량 추가상장과 세 번의 거래정지 조치가 이뤄졌다. 대상 종목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380원 5 +1.3%)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등 총 4개다.

지난 7일 거래소는 처음으로 괴리율이 커진 레버리지 ETN 종목에 대한 매매거래정지를 예고했다. 괴리율이 5거래일간 연속해 30%를 초과하는 경우 다음거래일 매매거래를 하루간 정지하는 내용이다. 16일 세 종목에 대한 첫 거래정지가 시행됐고 괴리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20일부터 이들 세 종목은 추가로 거래가 정지됐다. 신한금융투자가 21일 ETN물량을 추가로 상장하며 거래가 재개됐지만 괴리율이 더 벌어지면서 미래에셋ETN과 함께 또 거래가 정지됐다. 여전히 삼성과 QV(NH투자증권) ETN은 지난 20일 이후 4일째 거래정지가 유지되고 있다.

거래소는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정상적인 호가제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래를 정지했다. 유가증권 상장규정 제153조1항에 따른 조치다. LP가 ETN가격과 지표가격을 일치시키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해 가격을 조정해야 하는데 현재 괴리율로는 이같은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거래소는 공익실현과 투자자보호를 거래정지의 주된 이유로 든다.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시장관리상 긴급한 경우 공익과 투자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거래를 정지시킬 수 있다"며 "현재 레버리지ETN은 과수요 또는 과도한 투기세력이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시장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손절'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죠"

레버리지ETN 투자자들은 답답하다. 원금전액손실 위험이 제기되는 가운데 거래를 막아버리면 '눈뜨고 돈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으라는 거냐'는 성토가 쏟아진다. 한 개인투자자는 "LP가 가격조정을 못해도 투자자들이 돈을 빼면 괴리율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며 "큰 마음 먹고 투자한 돈이 뚝뚝 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고통스럽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가 가격조정을 통해 괴리율 축소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들은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 ETN이 이렇게 위험하다는 것을 제대로 고지받지도 못했다"며 "집단소송에 동참할 분을 구한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거래소는 증권사와 추가발행 일정을 협의하며 거래재개일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째 거래정지 상태인 삼성과 QV ETN의 경우 다음주중 추가상장을 통한 거래재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주 시장상황을 보면 거래를 풀게 될 경우 무모한 개인들이 또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거래정지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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