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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필요한데 못구하는 소상공인·서민, 원인 찾아보니…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박광범 기자, 양성희 기자, 방윤영 기자, 이학렬 기자 2020.04.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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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부동자금 1000조, 현금의 양극화

편집자주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자금이 100조원에서 135조원으로 늘었다. 제로금리시대여서 은행 대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편에선 여분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한편에선 급전이 필요해 은행 문을 두드렸다. 그렇지만 돈이 절실한데도 돈 구경을 못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원인과 현상을 살펴봤다.
자영업자 대출 유도했더니…창구에 대기업만 길게 줄 섰다
돈 필요한데 못구하는 소상공인·서민, 원인 찾아보니…




대기업의 은행 대출 행렬이 끝이 없다. 정부의 예대율 완화 대책의 수혜가 신용도가 좋은 몇몇 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신용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돈이 골고루 퍼지는 게 아니라 특정한 곳으로 쏠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은 87조5184억원이다. 3월 말보다 5.8% 증가했다. 유동성 위기에 대비한 대기업들의 현금 확보 경쟁이 지난달(10.9% 증가)에 이어 다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잔액은 248조1408억원으로 1.3% 늘어나는데 그쳤다. 금융위원회가 시중 14개 은행에 3조5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이차보전 대출에 나서도록 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달(1.2% 증가)과 별 차이 없었다.



예비비 확보 성격이 강한 대기업 대출과 달리 소상공인 대출은 생계비에 가깝다. 정부가 소상공인 유동성 지원에 신경을 써 온 이유다. 이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모두 12조원을 긴급 지원했다. 지난 22일에는 1.5% 금리 대출을 4조4000억원 추가하고, 신용등급 별로 1.5% 금리를 선별적으로 높이는 10조원 규모 2차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3일 “금융회사가 타당한 이유 없이 (소상공인 대출) 접수를 지연·거절하거나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되지 않도록 걸림돌을 해소해 달라”는 특별주문도 했다.

‘대출격차(?)’를 바라보는 은행들의 시각은 다르다. ‘선택적’ 대출의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이나 소상공인 모두 신용조사 같은 대출 과정과 시간은 큰 차이가 없지만 대기업은 한 번에 뭉칫돈을 대출받고 소상공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신용조건별로 소상공인을 가르다 보면 대출 집행률이 대기업보다 낮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예대율 한시적 완화 혜택은 대기업에 더 편중될 수 있다. 예대율은 대출총액이 예금총액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금융위는 6월 말까지 5%포인트 이내에서 예대율을 위반해도 은행들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100%에서 85%로 낮추겠다고 했다. 15% 만큼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대출여력이 대기업에 집중된다고 해도 저지할 장치도 없다.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구속력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완화 조치와 맞물려 소상공인 대출 의무 비율 같은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상공인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일부 모럴 해저드도 드러났다. 1차 소상공인 이차보전 지원 과정에서 현금 여유가 있음에도 중복으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갚거나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2차 프로그램에서 신용에 따라 금리를 1.5%에서 더 높이기로 한 배경이다.

그렇다고 금융위원회가 대출에 세세히 관여할 수도 없다는 게 고민거리다. 지나친 시장 개입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가중치를 낮춘 건 일종의 인센티브”라며 “정부가 은행 대출 구성을 제한하거나 자산구성에 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코로나 쇼크, 금고 밖은 위험해" 두달만에 50조원 쌓였다
돈 필요한데 못구하는 소상공인·서민, 원인 찾아보니…
돈이 시장에 돌지 않고 금융기관에 묶여 있는 '돈맥경화' 조짐이 뚜렷하다.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한국은행이 코로나19(COVID-19)로 추가 빅컷(Big Cut·큰 폭의 금리인하)에 나서는 등 정부가 돈 풀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은 소비와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지출을 줄이고 '현금쌓기'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코로나19 이후 '과잉 유동성'에 따른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23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부동자금 규모는 1098조3069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자금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현금성 자산을 합친 것이다. 지난해 말(1045조5064억원) 이후 두 달 새 50조원 넘게 부동자금이 늘었다.

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특정 업종의 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당장 유동성을 걱정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지갑을 닫고 장기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채비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3월 말 대기업 정기예금 잔액은 165조2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2조6967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조8295억원 늘었다.

돈맥경화 현상은 여러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통화승수(M2·평잔/본원통화)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1월 15.27배, 2월 15.4배로 2001년 12월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총통화(M2·평잔)로 나눠 구한 통화유통속도 역시 지난해 0.68로 통화량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낮았다.

돈 필요한데 못구하는 소상공인·서민, 원인 찾아보니…
지난 2월말 국내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7.1회까지 떨어졌다. 2019년 말(20.3회)보다 3.2회 하락한 것으로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수치다. 예금회전율은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활발하게 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이나 개인이 은행에 맡겨둔 돈을 얼마나 자주 인출해서 사용하는지에 대한 빈도수를 계산한 것이다. 예금회전율이 낮으면 시중자금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은행에 묶여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시중에 돈이 대거 풀렸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규제 강화, 금융시장 불안 등에 따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반면 정작 필요한 곳에는 돈이 가지 않는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80%에서 70%로, 통합 LCR은 100%에서 85%로 내리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5%p(포인트) 내의 예대율 위반에 대해서는 제재를 면제키로 하는 등 은행들의 대출 여력에 숨통을 틔워줬다.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해 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기 위한 조치지만 은행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에 별도의 정책금융을 통해 자금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대출 확대가 자칫 부실 대출이나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은행 돈은 고객들이 은행을 믿고 맡긴 돈"이라며 "마구잡이로 늘렸다간 자칫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 대출을 받으러 창구에 온 소상공인들 중에는 대출받은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진짜 어려운 사람들한테 자금이 공급되는지가 중요한데, 정부가 속도만을 강조하다 후유증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은 '과잉 유동성'이 코로나19 이후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거품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과할 정도의 유동성을 시장에 풀다 보니 코로나19 국면이 끝나면 그 돈이 자산시장에만 돌아다니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지속상승) 우려도 높아지는 만큼 적재적소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도 과잉 공급이 되지 않도록 유동성 콘트롤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서민경제는 생활고…적금 보험 깨고 빚만 쌓인다
급전 마련 '비상'…예·적금, 보험 깨고 카드론 손벌리고/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급전 마련 '비상'…예·적금, 보험 깨고 카드론 손벌리고/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코로나19 충격파는 '현금 양극화'의 정도를 키웠다. '곳간 채우기'가 남 얘기인 이들은 돈줄이 말라 신음하고 있다. 예·적금, 보험을 깨고 카드론에 손을 대는 등 급전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예·적금 중도해지 금액은 11조1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의 경우 10조427억원, 적금은 1조1100억원이었다.

예·적금 중도해지 규모는 전월보다 3조1563억원(39.47%), 전년 같은기간 대비 2조5692억원(29.93%) 늘었다. 중도해지 건수는 모두 81만3155건을 기록했다.

현금이 필요한 이들은 보험까지 깼다. 생명보험 3개사(삼성·한화·교보생명)와 손해보험(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5개사의 지난달 보험 해지 환급금은 3조162억원으로 전월보다 6681억원(28.4%), 전년동기대비 6867억원(29.4%) 증가했다.

대출에 손벌리는 이들도 부쩍 많아졌다. 은행권 '코로나19 초저금리 대출' 대상자가 아닌 이들은 신용대출로 몰리거나 비교적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렸다.

이달 20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13조6089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4894억원, 지난 2월 말에 비해서는 2조7303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규모는 67조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대비 약 7조원 증가한 규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거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출을 못받는 사람들이 저축은행으로 넘어오면서 최근 들어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중소기업 등 기업 대출 문의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신용이 낮은 사람들은 카드론을 이용했다. 아무 때나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최근 들어서는 당장 임대료,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카드사에 노크하는 소상공인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규모는 4조3242억원으로 전월보다 4557억원(11.7%), 전년 같은기간 대비 9925억원(29.7%) 늘었다.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전체 대출 규모는 8조736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부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궁지에 몰린 이들의 불안심리를 악용한 고리대금(사채)도 성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등록된 대부업체들은 신규 대출을 줄이고 있어 그 수요가 사채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시기 현금을 쌓는 건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고 대부분의 서민은 당장 쓸 돈도 없다"며 "소상공인의 경우만 봐도 매출은 급감했는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써야 하기에 받을 수 있는 대출은 다 알아보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방윤영 기자

"대기업 자금, 시장조달 가능한데…" 당국 골머리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
“시장에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데…”

금융당국의 한숨 섞인 목소리다. 돈이 없는 게 아닌데 너나 없지 정부에 목을 메고 있어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항공 등 몇몇 업종을 빼면 대기업은 여유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대기업의 은행대출 증가가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고 거듭 밝혔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마련한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프로그램으로 모든 기업의 자금수요를 감당할 순 없다. 지난 22일 90조원에 가까운 기업안정화 지원방안을 추가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있다.

금융당국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과 달리 시장접근이 가능한 대기업엔 1차적으로 거래은행과 시장을 활용해달라고 당부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 브리핑을 통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으면 시장으로 가고, 채안펀드에서 할 수 있으면 채안펀드로, 그것도 아니면 채권단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은 새로운 창구일 뿐”이라며 기업의 선택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과 금융회사는 시장을 활용하기보다는 채권시장안정펀드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P-CBO(유동화회사보증) 등을 찾았고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 수 밖에 없었다. 은 위원장이 지난 6일 언론과 민간자문위원 등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채안펀드가 여전채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채안펀드에서 일부 매입이 가능하지만 금리 등에서 시장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해 언급을 피하면서도 “시장 조달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예컨대 SK에너지와 GS, 풍산은 지난 17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예정금액보다 많은 수요를 확보했다. SK에너지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정유사고 풍산은 채안펀드가 살 수 없는 A등급이다.

이는 곧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자를 만족시킬 만한 조건을 제시하면 자금의 공급과 수요에서 오는 미스매치가 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에 과거보다 가산금리를 높여줘야 절대금리 수준이 높아진다”며 “코로나19로 겪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워줄 만큼의 가산금리를 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금융당국 "기업·일자리 살리는데 금융권 의료진처럼 나서달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코로나19 대응 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코로나19 대응 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기업에 보탬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규제 때문에 돈을 풀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자본규제와 유동성 규제는 물론 영업규제까지 완화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임원과 주요 부서장이 참석하는 ‘위기대응 총괄회의’를 열고 “금융회사가 타당한 이유없이 접수를 지연·거절하거나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데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도 거들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에서 “금융권 여러분이 기업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과 같은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코로나19 대처의 일등공신이 의료진의 노력과 헌신이듯이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금융회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7일 발표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설명하면서 “금융권에서도 시장의 기대에 화답해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해 최대한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규제를 풀어도 금융회사가 나서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업계가 요청한 사항을 반영해 △자본규제 △유동성 규제 △영업 규제 등을 완화했다. 은행의 경우 예대율 규제를 한시적으로 5%포인트 완화해주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도 낮췄다. 보험사와 여신전문회사 등 2금융권 유동성 규제도 대폭 풀었다.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예대율 규제 때문에 대출을 한없이 늘리기 어려웠다. 고금리 특판예금을 준 것도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국제 자본규제인 ‘바젤Ⅲ’ 중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을 2분기부터 조기 시행해 자본부담을 덜어줬다. 증권사에 대해선 대출채권에 대한 위험값을 낮춰 기업에 돈을 풀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업계가 숙원사업으로 여겼던 규제도 풀어줬다. 대표적인 예가 카드사 레버리지 한도 확대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가맹수수료 인하로 어려움이 커지면서 레버리지 한도 완화를 요구해왔으나 금융당국은 시큰둥했다. 카드사들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으로 가계대출만 늘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커진 서민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출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인 만큼 이를 풀어준 것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가계대출와 기업대출 가중치를 차등화했고 레버리지 한도가 7배를 넘으면 이익 배당 등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로 206조~394조원의 자금공급 여력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 풀 수 있는 최대여서 실제 금융회사가 지원하는 돈은 이보다 적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실제 금융회사의 공급금액은 공급여력 확대 수치와는 다를 것”이라며 “면책제도 시행과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자금을 공급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돈 필요한데 못구하는 소상공인·서민, 원인 찾아보니…
이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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