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먹통' EBS 상황실 가보니…'빨간 비상등' 켜지자 즉각조치

뉴스1 제공 2020.04.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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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지난 14일부터 현장기술상황실 운영
시스템 안정화 위해 민간 전문가도 참여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현장기술상황실에서 김유열 EBS 부사장(맨 왼쪽)과 정부 관계자, 민간 정보통신기술 전문가 등이 모여 EBS 온라인클래스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교육부 제공)/뉴스1 © 뉴스1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현장기술상황실에서 김유열 EBS 부사장(맨 왼쪽)과 정부 관계자, 민간 정보통신기술 전문가 등이 모여 EBS 온라인클래스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교육부 제공)/뉴스1 © 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지금 빨간색 신호 떴는데 원인이 뭐죠?" "파일 다운로드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정상적인 요청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22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구로구 한 오피스 건물에 마련된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현장기술상황실은 분주했다.

현장기술상황실장을 맡은 김유열 EBS 부사장은 민간 IT기업의 정보통신기술 전문가 20여명과 함께 원격수업 플랫폼 'EBS 온라인클래스'의 실시간 모니터링 작업에 한창이었다.



상황실 가운데는 EBS 온라인클래스에 현재 몇명의 학생과 교사가 접속해 있는지, 접속자 대비 서버 용량의 여유 상황은 어느 정도인지, 디도스(DDos) 공격 등 특이 사항이 발생했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니터가 여러개 놓여 있었다. 문제 없이 원활하게 작동하면 녹색 신호가 뜨지만, 특이 사항이 발생하면 '노란색'이나 '빨간색' 신호가 뜬다.

김 부사장은 EBS 온라인클래스의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를 모니터링하는 모니터에 '빨간색' 신호가 감지되자 곧장 현장의 엔지니어들에게 원인을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엔지니어들은 즉각 문제를 파악했다. 한 사용자가 비정상적으로 여러차례 파일 다운로드 요청을 하면서 여러 서버 가운데 하나의 서버가 일시적으로 부하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현장기술상황실의 엔지니어들은 일반적인 학습 상황과 다르게 1개의 IP에서 일시적으로 다운로드 요청이 폭주해 부하가 걸린 것이라면서 디도스 공격을 비롯한 서버에 부하를 주는 시도에 대해 그때그때 차단하고 방어한다고 설명했다.

"조치 완료했습니다. 서버 재가동합니다."

문제는 모니터에 빨간색 신호가 들어온지 5분여 만에 해결됐다. 엔지니어들은 EBS 온라인클래스를 비정상적으로 이용한 사용자를 차단하고 서버를 재가동하는 것으로 즉각 복구했다. 빨간색 신호는 다시 녹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EBS는 지난 14일부터 현장기술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이 참여하고 LG CNS, SK브로드밴드, 마이크로소프트, 유비온, 베스핀글로벌 등 민간 IT기업에서도 전문가를 파견해 EBS 온라인클래스의 시스템 감시·점검을 돕고 있다.

김유열 EBS 부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현장기술상황실에서 EBS 온라인클래스 실시간 모니터링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교육부 제공)/뉴스1 © 뉴스1© 뉴스1김유열 EBS 부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현장기술상황실에서 EBS 온라인클래스 실시간 모니터링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교육부 제공)/뉴스1 © 뉴스1© 뉴스1
EBS 온라인클래스에 올라오는 모든 동영상 콘텐츠를 학생·교사가 불편함 없이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딜리버리(delivery)'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의 최준철 매니저는 이날 현장기술상황실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을 밝히기도 했다.

최 매니저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아빠로서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사들이 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서 올릴지 몰랐다. 교사들의 열의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고,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2차 온라인 개학 첫날인 지난 16일 오전 교사가 업로드한 신규 동영상 콘텐츠가 재생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교사들이 만들어 올린 동영상이 현장기술상황실 엔지니어들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EBS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 이후 교사들이 EBS 온라인클래스에 업로드한 동영상은 모두 합쳐 75만개에 달한다.

중·고교 3학년이 첫 타자로 온라인 개학을 맞은 첫날인 지난 9일부터 한때 먹통 상태가 돼 교사와 학생에 불편을 끼쳤던 EBS 온라인클래스는 운영 3주차에 접어들면서 점차 안정화하는 모양새다. 크고 작은 문제가 간헐적으로 발생했지만 21일과 22일에는 접속 지연 등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1일 하루 동안 EBS 온라인클래스의 전체 이용자는 모두 185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오전 10시2분에는 동시에 56만1915명이 몰렸지만, 서버 용량 대비 실제 가동률이 50% 미만이었다는 것이 EBS 측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경험이 적어 충분히 대비하지 못해 분명히 초반에 문제가 있었고 인프라를 확충한 것도 최근의 일이라 다소 지체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후로 수많은 개선 작업이 이뤄졌고 어제와 오늘은 안정적으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EBS 온라인클래스의 안정화에 주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시스템을 고도화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까지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고장원 EBS 에듀테크팀장은 "온라인 개학 초반에 우리 시스템을 이용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준 것에 대해 늘 미안하다"며 "이제라도 시스템이 안정화해 짐을 좀 덜었지만 앞으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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