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파도 안나온다" 공언한 신라젠 의혹…뭐길래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4.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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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신라젠 서울 여의도 사무실이 입주한 빌딩 모습. /사진=뉴스1지난 21일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신라젠 서울 여의도 사무실이 입주한 빌딩 모습. /사진=뉴스1


신라젠 (5,150원 0.00%) 임원 미공개 정보 주식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아무리 파도 안 나온다, 지금도 파고 있다면 포기하라"고 말하면서 22일 신라젠 수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라젠 서울사무소와 문은상 신라젠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문 대표 등 전·현직 임원진은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는 해체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맡던 신라젠 사건을 지난 2월4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1부에 재배당하고 신라젠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다.



당초 수사는 항암제 '펙사벡'의 임상이 실패한 것을 사전에 알고 신라젠 주식을 미리 팔아 이득을 챙겼다는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혐의 수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 업무상 배임·횡령이나 여권과의 유착 의혹 등까지 범위를 넓혀 수사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곽병학 전 감사와 이용학 전 대표이사 등 2명이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끊이지 않는 정치권 연루 의혹…유시민 "임원들 만난 적도 없는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홍봉진 기자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홍봉진 기자

신라젠에 대해서는 보수 정치권과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정권 실세 유착 의혹이 일찌감치 제기돼왔다.

상장 후 몇 달 만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데다 신라젠이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 부산에서 성장한 기업이라는 점이 근거로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들어 큰 폭으로 주가 상승을 이룬 것이 정권 실세들과 유착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다.

신라젠은 한때 장외시장 시가총액 1조원 규모 '장외 최대 대어'로 불리며 2016년 12월 코스닥에 기술특례 상장했다. 기술특례상장은 수익성보다 기술력과 성장성 등 미래 가치를 평가해 상장을 허가하는 제도다.

상장 후 한 때는 코스닥 시총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장 직후 시초가 1만3500원이었던 주가가 1년이 채 안된 2017년 11월21일 최고가 15만2300원을 기록했다.

이런 성장세가 신라젠이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 부산에서 성장한 기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술특례상장 승인이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점이나 장외 벤처기업으로 성장하던 시기도 보수 정권 시절이었다는 반론이 맞서왔다.

유 이사장의 연루설도 이런 가운데 나왔다. 상장 전 신라젠 지분 14%를 가진 최대 주주였던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의 이철 대표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매개로 유 이사장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 이사장이 이 대표 요청으로 신라젠 상장 전인 2015년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신라젠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축사한 사실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채널A-검찰 고위 간부 유착 의혹에서 채널A 기자로부터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 당했다는 녹취록을 MBC를 통해 공개한 화제의 인물이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지난 21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시즌2 마지막 방송 '굿바이 알릴레오'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유 이사장은 "구속된 신라젠 임원 두 사람의 휴대전화와 다이어리를 뒤져도 (내 전화번호는) 안 나온다"며 "실제로 (임원들) 전화번호도 모르고 만난 적이 없다. 행사장에서 한 번 인사한 것 말고는..."이라고 말했다.

또 "내가 쫄리는 것이 있으면 이렇게 못 싸운다"며 "내가 이렇게 세게 나올 때는 검사들도 '여기 파봐도 물이 안 나오나 보다' 하고 접어야 한다"고 검찰을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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