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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일자리 자석(employment magnet)'이 되길 원한다. 기업들이 떠나는 걸 훨씬 어렵게 만들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직후 한 말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시작됐던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한층 속도가 붙었다.
가장 큰 유인책은 법인세 감면 정책이었다. 오바마 정부는 법인세를 38%에서 28%로 낮추고 유턴기업의 공장 이전 비용을 20% 보조해줬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기서 나아가 법인세율을 최고 21%까지 내리고 과감한 세제 지원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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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리쇼어링을 통해 미국에 만든 일자리가 2만2200개, GM은 1만2988개, 보잉 7725개, 포드 4200개, 인텔 4000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국 실업률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월 3.5%로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도 '아베노믹스' 일부로 국가전략특구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율을 2013년 34.6%에서 현재 23.4%로 낮췄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로 돌아오는 기업에도 규제 혜택과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도요타·혼다·닛산과 캐논, 파나소닉, 샤프 등 전자기업들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로 공장을 이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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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강국 독일 역시 자국의 높은 인건비를 상쇄하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와 연구개발(R&D) 보조금으로 자국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고 있다. 법인세율 완화(26.4%→15.8%)와 규제 하나를 추가하면 하나를 없애는 정책도 추진했다.
전문가들도 리쇼어링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에 수그러든 경제를 되살리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다 샌더스 노스이스트대 다모어-맥킴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으로 더 많은 제조업을 복귀시키고 사람들을 다시 일하게 할 것"이라면서 "연방정부의 저금리 대출과 세제혜택은 기업들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일자리를 가져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 지역에 물자를 집중시키는 것의 취약성을 노출했다. 기업들은 한 바구니 안에 있는 계란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며 대신 다변화하고 이곳 미국에서 제조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세계화 흐름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비타 자보치키 교수는 "세계화는 제조된 상품을 전세계로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 아이디어, 정보를 이동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도 "리쇼어링의 확산이 세계화의 끝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세계는 우리가 지난 30년동안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더 제한적인 형태의 글로벌 통합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