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와 개미 '힘대결'…신한레버리지ETN 괴리율 '전쟁中'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4.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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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와 개미 '힘대결'…신한레버리지ETN 괴리율 '전쟁中'


괴리율 폭등 문제로 거래중지까지 이뤄졌던 신한 원유레버리지 ETN(상장지수증권)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괴리율 해소를 위해 유동성공급자(LP)인 신한금융투자가 수조 원대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매수세에 낙폭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21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는 전거래일 대비 280원 (18.92%) 내린 1200원에 거래 중이다. 괴리율은 70% 이상 치솟아 LP의 물량공세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장 초반 50%대까지 괴리율이 떨어졌지만 매수세가 오히려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상품의 거래주식만 7300만주를 돌파하며 역대급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신한금투(27600만주)를 포함해 총 6100만주 넘는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매수량도 5320만주에 육박하며 가격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LP가 뭐죠
신한금융투자 전경 /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제공신한금융투자 전경 /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제공


증권사는 ETN의 가격이 실제 원유선물 지표가격과 일치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가격을 조정한다. 이 차이가 벌어질수록 괴리율도 커지는 식이다. 일명 유동성공급자(LP)로 불리는 이들은 매수량이 급증하면 반대 측에서 물량을 공급하고, 매도량이 늘어나면 물량을 사들이는 식으로 적정가격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3월 중 이 LP들의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원유상승에 배팅한 투자자들에 의해 괴리율이 최대 90% 넘게 폭등했다. 추가로 가격조정을 위한 ETN물량을 수 천만주를 상장해도 며칠 만에 개인투자자들이 싹쓸이하며 도저히 괴리율을 잡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ETN시장을 보면서 이 정도로 거래가 늘어난 적이 없었다"며 "추가로 물량을 넣어도 금세 녹아내린다"고 밝혔다.

결국 LP 물량이 소진된 증권사들이 발행 한도 확대에 나섰고 가장 먼저 추가물량을 상장한 신한ETN 상품의 거래가 재개됐다. 신한금투는 지난달 발행 한도를 4조원으로 대폭 늘리고 21일 2조원 규모의 ETN 물량을 추가 상장하며 이날 거래가 재개됐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부터 5거래일간 괴리율이 30%를 상회한 3개 종목(△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NH투자증권)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에 대해 16일 하루 동안 거래를 정지한 바 있다. 하지만 거래가 재개된 17일에도 여전히 괴리율이 30%를 넘어서며 결국 괴리율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인정될 때까지 매매거래 정지기간이 연장됐다.

◇괴리율 못 잡으면 어떻게 되죠
거래소 전경 / 사진제공=뉴스1거래소 전경 / 사진제공=뉴스1
거래소는 지난 17일 신한ETN을 포함해 3개 종목의 거래를 정지하면서 괴리율이 안정화하지 않을 경우 괴리율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거래소가 인정하는 날까지 거래정지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괴리율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LP가 ETN 가격 안정화를 위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거나 기초자산 가격의 변동으로 ETN 가격과의 차이가 좁혀진 경우 등이다.

이번 거래재개는 LP인 신한금투가 추가상장을 통해 상장증권 수의 20% 이상을 보유하게 돼 괴리율 축소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판단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괴리율이 떨어지기보다 오히려 치솟는 기현상이 벌어지면서 향후 거래소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괴리율이 30% 아래로 떨어지지 않더라도 거래는 계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기간 매매거래정지(2번째 매매거래정지)된 종목의 경우 오늘(21일)부터 5매매거래일 연속 괴리율(30% 이상) 초과시 정지가 된다"고 밝혔다. 즉 21일부터 27일까지 이같은 괴리율이 유지될 경우 28일 다시 매매거래가 정지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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