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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매출 5조' 벤츠 작년에 엄청 팔렸는데…딜러사는 '적자'?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2020.05.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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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벤츠의 두얼굴

편집자주 벤츠코리아의 디젤게이트 논란이 역대 최대 ‘배출가스 조작’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뜨겁습니다. ‘독일차’라면 무한 신뢰를 보내는 한국인들의 심리를 등에 업고 벤츠는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판매량을 쑥쑥 키워왔습니다. 그러나 수입차 1위라는 벤츠코리아의 이면에는 여러분들이 자못 놀랄 수 있는 두얼굴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 기여가 거의 없고, 딜러 업체들을 휘어잡으며, 디젤게이트에도 대표이사를 미국으로 발령내는 행태. 지금부터 벤츠의 두얼굴을 들여다봅니다.
'韓매출 5조' 벤츠 작년에 엄청 팔렸는데…딜러사는 '적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5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2002년 한국 진출 이후 17년만에 연 판매대수 7만8000대를 돌파하며 완성차 '빅 5'에 진입했다. 이 같은 성장 속도는 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벤츠코리아의 이 눈부신 실적 이면에는 한국 딜러사들을 상대로 한 ‘쥐어짜기 식 영업’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벤츠 자동차는 벤츠코리아가 한국으로 수입한 차를 지역별 딜러들에게 배분해 판매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부에선 벤츠코리아의 빅 5 진입은 한국 딜러사들의 수익을 가로채 쟁취한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한국서 전무한 고속성장, 이면에 딜러사 '쥐어짜기' 논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등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조4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수직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180억원으로 무려 40.9% 급증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역대 최대인 7만8133대의 차를 팔아치웠다. '강남소나타'라는 닉네임이 나올 정도로 벤츠는 한국GM(7만6471대)마저 제치고 대중들에게 차를 팔았다. 그 결과 한국 진출 17년만에 한국시장 판매 ‘빅5’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벤츠코리아의 사상 최대 실적 이면에는 한국 딜러사들을 상대로 한 수익 줄 세우기가 있었다는 평가다. 벤츠코리아가 독점적 차량 수입·배분권과 딜러십 계약·해지권, 딜러사 영업조건 결정권 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빅 5로 급성장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차를 1대라도 더 팔려다보니 한국 딜러사들을 압박할 수밖에 없었고, 딜러사들 사이에 볼멘 소리가 많이 들렸다"며 "딜러사들이 벤츠 주력 모델 할인율을 종전보다 3배 가까이 높인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밝혔다.

2018년 만해도 벤츠 E300 모델의 경우 할인율이 3%대였지만, 지난해 이 모델의 할인율은 8~9%까지 높아졌다. 소비자들은 할인율이 커지자 너도나도 벤츠를 샀지만 대신 한국 딜러사들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벤츠는 역대 최대 흑자, 한국 딜러사 난데없는 '적자전환'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EQ 퓨처 전시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EQ 퓨처 전시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실제 벤츠코리아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매출은 2018년 2조4870억원에서 지난해 2조6790억원으로 7.7% 늘었다. 그런데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2억원에서 -1874만원으로 멀쩡한 기업이 적자로 돌아섰다. 사실상 지난해는 벤츠를 팔아서 이익은 커녕 손실만 본 셈이다.

벤츠코리아의 할인율 조정에 따른 피해는 다른 딜러사들도 비슷하다. 매출은 2~35%까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줄줄이 급감했다. 팔수록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또 다른 딜러사인 더클래스효성의 영업이익은 2018년 285억원에서 지난해 119억원으로 58.2%나 줄었다. 딜러사 한성모터스도 영업이익이 78억원에서 19억원으로 76.1%나 쪼그라들었다. 스타자동차도 바로 전년에는 85억원까지 영업이익이 올랐지만 차를 더 많이 팔고도 지난해에는 22억원으로 주저앉으며 73.7%나 감소했다. 교학모터스와 진모터스도 각각 45%, 45.8%씩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벤츠코리아와 딜러사간 마진 구조 문제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벤츠코리아는 2013년부터 줄곧 딜러사 고정마진을 축소하고, 변동마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일관해왔다. 이 때문에 재고 물량 및 프로모션 비용 떠안기 같은 불공정 거래가 아직도 벤츠코리아와 딜러사들 사이에 계속되고 있다.

딜러사의 판매장려금 축소도 벤츠코리아가 제 뱃속만 채우려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딜러사가 벤츠 전용 금융서비스를 이용해 차를 팔 때 벤츠코리아는 판매장려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장려금은 ‘벤츠코리아→벤츠파이낸셜서비스→딜러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러나 벤츠파이낸셜이 딜러사에 지급한 판매장려금은 갈수록 줄고 있다. 한성자동차의 경우 판매장려금으로 2018년 226억원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76억2879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한성모터스도 직전 년도에는 32억원을 받았는데 지난해는 12억원만 지급됐다. 스타자동차도 34억원에서 13억원으로 장려금이 급감했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절대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딜러사 마진구조를 개선해달라는 요청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며 "벤츠코리아는 딜러사를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치켜세우지만 실상은 벤츠코리아의 눈치를 보며 언제든지 수익을 토해내야 하는 '절대 을'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국서 번 돈 탈탈 털어 해외 배당… 차산업 기여는 '인색'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12일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세단’과 CLA의 2세대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LA 쿠페 세단’을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는 ‘A 220 세단’과 ‘A 250 4매틱’ 두 가지 모델로 출시돼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각각 3980만원, 468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CLA 250 4매틱 쿠페 세단’은 5520만원.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12일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세단’과 CLA의 2세대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LA 쿠페 세단’을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는 ‘A 220 세단’과 ‘A 250 4매틱’ 두 가지 모델로 출시돼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각각 3980만원, 468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CLA 250 4매틱 쿠페 세단’은 5520만원.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또 다른 문제는 벤츠코리아가 이렇게 한국 딜러사들을 압박해 번 돈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재투자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벤츠코리아는 배당을 통해 한국에서 번 수익을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하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주주는 메르세데스-벤츠(51%)와 스타오토홀딩스(49%)다. 또 다른 수익원인 벤츠파이낸셜은 메르세데스-벤츠아시아 GMBH(80%)와 스타오토홀딩스(20%)가 양대 주주로 있다.

여기서 스타오토홀딩스는 세계 최대 벤츠 딜러사이자 말레이시아 화교재벌인 '레이싱 홍'의 자회사다.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은 지난해 총 1380억으로 전년(1042억원)보다 32.4%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배당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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