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희 쎄레뜨 대표이사/사진=이기범 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한창이던 이 때 홈쇼핑에서 패션 대박 신화를 쓴 주인공은 백성희 쎄레뜨 대표(59·사진). 백 대표는 40년간 옷을 만든 '의류 장인'이다. 1980년대 초반 서울 신월동에서 영세한 의류 공장을 시작했다. 30년을 무명으로 옷을 만들며 코오롱 동일레나운 등에 여성·남성의류 골프웨어 등 가리지 않고 납품했다. 공장이 수 차례 부도나고 망하길 거듭했지만 옷이 좋아서, 옷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1년 50살이 되던 그 해 백 대표는 지금의 쎄레뜨를 창업했다. 다시 한 번 옷으로 재기하고 싶어서였다. 2000년대 이후 패션업계에는 홈쇼핑 바람이 불었지만 백 대표는 홈쇼핑을 믿지 않았다.
그 때부터 다양한 홈쇼핑에 옷을 팔기 시작했고 2017년 브랜드 펠틱스를 CJ오쇼핑에서 판매해 성공의 첫 발을 디뎠다. 이어 자체 브랜드 엣지(A+G)를 출시하고 CJ오쇼핑과 독점 계약한 칼라거펠트 파리스(KARL LAGERFELD PARIS) 니트 의류를 만들며 백 대표가 50대 후반이 돼서야 쎄레뜨의 의류 사업은 꽃이 폈다.
쎄레뜨의 주 고객은 40~50대지만 백 대표는 20대가 입어도 괜찮은 디자인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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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옷을 입을 때 30대, 40대의 옷을 입고 싶거든요. 그런 마음을 디자인에 반영하되 50대가 입었을 때 불편하지 않게 편안한 착용감을 살리렸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이 입어도 손색이 없는, 30년을 아우르는 옷을 만드는 거죠."
백성희 쎄레뜨 대표이사. 쎄레뜨의 대박 상품인 ‘칼라거펠트 파리스’ 니트 세트(왼쪽) 엣지 판초 후드 니트(오른쪽)/사진=이기범 기자
그가 말하는 쎄레뜨 디자인의 핵심은 '2%의 차별화'다. 단가가 높더라도 2%를 포기하면 안된다는 것. 같은 원단이라도 상급을 쓰고, 단정한 마감은 물론 단추 등 부속품도 싼 것을 쓰지 않고 입었을 때 몸의 움직임도 섬세하게 살핀다. 당장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2%'에서 판가름날 고객 만족이다.
"패션 트렌드는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옷의 낀 거품이 빠지면서 저렴한 예산으로도 고급스러운 패션을 연출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죠. 매년 새 옷을 사도 아깝지 않은 가격에 너무 괜찮은 옷을 만드는 것. 그것이 쎄레뜨의 비결입니다. "
◇쎄레뜨=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니트 의류를 제작하는 중소기업. 30여개 홈쇼핑 패션 브랜드의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했다. CJ ENM 오쇼핑부문 ‘에셀리아’, ‘키스해링’, ‘엣지’, ‘다니엘크레뮤’ 등 대표 의류 브랜드를 함께 진행했다. 히트 제품으로는 ‘엣지’ 판초 후드 니트와 ‘칼라거펠트 파리스’ 니트 의류 세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