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32억원 김환기 ‘우주’, 5월초 국내 전시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20.04.2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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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현대 50주년 개관 기념으로 작품 전시…날짜와 기간 협의중, 장기간 국내 머물 듯

김환기, , 1971, 코튼에 유채, 254 x 254 cm (2 panels)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김환기, , 1971, 코튼에 유채, 254 x 254 cm (2 panels)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 사상 최고가인 132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낙찰 이후 첫 국내 전시에 나선다.

갤러리 현대가 개관 50주년 기념으로 김환기의 ‘우주’를 5월 초부터 전시하기로 했다.



송자호(큐레이터) 피카프로젝트 대표는 “현재 이 작품이 국내에 들어와 있고 전시는 5월 초부터 갤러리 현대에서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라며 “낙찰 이후 공개되는 뜻깊은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20일 밝혔다.

정확한 전시 날짜와 기간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이 작품은 국내에 장기간 머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갤러리 현대는 1970년 4월 4일 인사동에서 현대화랑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뒤 당시 유행하던 고서화 중심이 아닌 서양화가 중심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가장 현대적이고 최신 미술계 흐름을 이끌었다. 한국의 1세대 추상화가인 고 김환기, 고 유영국의 전시를 수차례 개최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발판도 마련했다.

현대화랑은 1987년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시카고 아트페어에 참여하면서 갤러리 현대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우주’는 응찰가 57억원에서 시작해 10분 만에 33회 이어지며 결국 132억원에 낙찰됐다. 구매 수수료까지 합치면 153억 5000만원이다.


김환기(1913~1974)의 1971년 작품인 ‘우주’는 지금까지 그의 작품 중 사이즈가 가장 크고(254×254㎝) 좌·우로 나뉜 2개의 그림을 하나로 합친 희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미술 최고가는 모두 김환기로부터 시작되고 완성됐다. 그의 붉은 전면 점화 '3-II-72 #220'은 2018년 약 85억원에 거래됐고, 지난해 그 기록을 김환기 자신이 깼다.

‘우주’는 127×254㎝ 크기의 두 그림이 합쳐져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오리엔탈리즘의 정서를 투영했다. 한 덩어리로 보는 우주는 곧 알알이 흩어진 점들의 자아이고, 작은 점들은 수많은 연결고리로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로 통하는 동양적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관과 맞닿아있다.

작품은 푸른색 전면 점화로, 미국 뉴욕 체류 당시 서양의 화풍으로 동양적 사상을 투영한 ‘이중의 미학’이 온전히 스며있다. 작가의 후원자이자 주치의였던 의학박사 김마태(91)씨 부부가 1971년 구매해 반세기 가량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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