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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안된다" 욕먹지만…온라인개학, 기적이라는 이유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4.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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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개학' 중인 20일 서울시내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이날 초등 1∼3학년 137만여명이 3차 온라인 개학을 시작해 전국 초·중·고교생 535만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 2020.4.20/뉴스1(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개학' 중인 20일 서울시내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이날 초등 1∼3학년 137만여명이 3차 온라인 개학을 시작해 전국 초·중·고교생 535만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 2020.4.20/뉴스1




“가보지 않은 길, 처음 맞는 온라인 개학이지만 우리나라니까 이 정도라도 가능했다고 봅니다.”

20일 전면적인 초중고 온라인 개학을 바라보는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직 많은 이들이 불안한 시선으로 본다. 초기 접속지연과 불안정한 서비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불과 보름 남짓한 시일에 대한민국 전체 초중고교가 대규모 온라인 교육에 돌입한 것 자체가 “세계 유례없는 일”이라고 IT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0년간 IT 강국으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초고속인터넷과 스마트 기기 보급률 등 인프라에 소프트웨어(SW)·IT시스템 개발역량이 빚어낸 성과다.



“돛단배를 며칠 만에 항공모함으로”…장애 있지만 시스템 자체가 기적
20일 사상 초유의 온라인 전면 개학이 시작됐다. 이날 전국 535만 초중등학생 모두가 정규수업 시간표대로 실시간 원격수업을 받게됐다. 이같은 전국단위 정규 원격수업 사례는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개학을 뒷받침하는 양대 시스템 축은 EBS의 온라인 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SRIS)의 ‘e학습터’다. 두 시스템은 초기 접속지연과 장애 발생으로 불편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교육 당국의 갑작스런 온라인 개학 결정에 따라 불과 보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전체 535만 재학생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 개편한 점을 감안하면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다.

실제 EBS 온라인클래스의 경우 동시접속자 2000명 규모의 단순 학습관리서비스를 반편성이 가능하고 출석체크, 학습진도 체크, 자료제공에 교사-학생간 쌍방향 통신까지 지원하는 300만명 규모 초대형 사이트로 사실상 재구축했다. 현장에서는 “돛단배를 며칠 만에 항공모함으로 개조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서비스 초기 장애도 잇따랐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농학교에서 찾아 고등학교 3학년 온라인 문학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2020.4.20/뉴스1(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농학교에서 찾아 고등학교 3학년 온라인 문학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2020.4.20/뉴스1
그러자 EBS는 대형 IT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한 LGCNS에 도움을 요청했고, LGCNS는 아무 대가 없이 아키텍처 최적화팀을 보내 밤샘 작업으로 서비스 안정화에 힘을 보탰다. 김영섭 LG CNS대표가 “국가의 일이고 학생의 일인데 고민할 것 없이 요청받은 데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16일 2차 개학은 물론 이날 3차 개학에서도 일부 간헐적 장애나 접속지연 외에, 서비스 중단 같은 최악의 사태는 없었다. LGCNS를 비롯한 국내 IT 기업들은 공공과 민간 산업분야에 걸쳐 수천억원 규모 차세대 시스템 구축 경험를 보유하고 있다. 장애처리 노하우도 축적돼 있다. 이 덕분에 비상사태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LGCNS 관계자는 “정상적으로는 1년이상 소요되는 프로젝트였는데 보름 만에 구축한 것 자체가 기적”이라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불만과 언론의 비판이 나오지만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급박하게 시스템이 구축됐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국가들도 원격수업을 시행하지만 우리처럼 전국단위 전면 원격수업은 아니고 일부에서는 접속조차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우리 사례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초고속인터넷과 모바일 인프라도 뒷받침…LG CNS 등 국내 IT업계 헌신도 큰 역할
여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가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우리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로 100%에 가깝다.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하는 나라 중 가장 빠른 100Mbps로 제공한다. 모바일환경 역시 타국에 비해 앞서 있다. LTE 다운로드 속도는 한국이 150Mbps로 기준 북미나 영국의 3배, 일본과 홍콩보다 3.5배이상이다. 세계 최초로 5G통신을 상용화하고 가입자 50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에따른 재택근무와 자가격리, 온라인개학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폭증세이지만 통신사 보유 트래픽 용량의 45%~60% 수준으로 여전히 무리없이 수용 가능한 수준인 것도 이같은 인프라 역량 덕이라는 평가다.

강릉원주대 최재홍 교수는 “한국이 다른 나라와 달리 단기간에 전국단위 원격교육이나 재택근무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축적된 네트워크와 IT시스템 역량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코로나 사태로 우리 방역시스템과 민주화 수준이 전세계에 드러났듯 IT분야에서도 숨은 역량이 발현된 것이라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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