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대 90%를 넘나드는 괴리율로 거래가 정지된 레버리지ETN에 신한금융투자가 2조원, 삼성증권이 1조원 규모의 ETN을 이번 주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8일부터 5거래일간 괴리율이 30%를 상회한 3개 종목(△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NH투자증권)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에 대해 16일 하루 동안 거래를 정지한 바 있다. 하지만 거래가 재개된 17일에도 여전히 괴리율이 30%를 넘어서며 결국 괴리율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인정될 때까지 매매거래 정지기간이 연장됐다.
증권사는 ETN의 가격이 실제 원유선물 지표가격과 일치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가격을 조정한다. 일명 유동성공급자(LP)다. LP는 매수량이 급증하면 반대 측에서 물량을 공급하고, 매도량이 늘어나면 물량을 사들이는 식으로 적정가격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3월 중 이 LP들의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추가로 가격조정을 위한 ETN 물량을 수 천 만주를 상장해도 며칠 만에 개인투자자들이 싹쓸이하며 도저히 괴리율을 잡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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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반등을 기대한 수요가 급증한 탓에 ETN 물량이 소진되면서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은 지난달 ETN의 발행 한도를 각각 4조원과 2조원으로 늘리는 일괄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당초 올해 신청한 한도는 두 회사 모두 1조원으로 각각 4배, 2배 규모로 발행 한도를 대폭 늘린 것이다.
일괄신고서는 ETN을 추가 발행할 때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로 1년 동안의 한도를 정해 추가서류제출만으로 채권발행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다만 일괄신고서 제출 이후 15영업일의 효력발생기간이 필요해 이달 20일에 신한금투, 22일 삼성증권의 한도가 늘어난다.
◇신한 21일, 삼성 23일, NH는 '곧'…거래 풀린다
신한금융투자 전경 /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제공
삼성증권도 마찬가지다. 약 1조원 규모의 ETN 물량을 22일 추가 상장하는 것으로 거래소 측과 논의 중이며 다음날인 23일부터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거래가 재개된다. 삼성증권 측은 추가상장 규모와 일정은 공시 이전 내용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QV(NH투자증권)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을 운용하는 NH투자증권은 ETN 추가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함께 거래정지가 된 다른 ETN의 거래재개가 이뤄지는 만큼 조만간 추가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QV ETN은 추가상장이 이뤄질 때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한달 수익률 -51.04%…'녹아 내린다'
거래소 전경 / 사진제공=뉴스1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도 상당수다. 유가반등을 기대하며 최근 한 달 간 '역대급' 돈이 들어오면서다. 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많은 거래가 이루어진 삼성 레버리지ETN의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은 1275억원으로 코스피 우량주 NAVER(1328억원)과 맞먹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로 원유ETN에 돈이 들어온 것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다.
현재 레버리지ETN에서 괴리율을 좁히기 위해서는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거나 ETN가 격이 크게 내려야 한다. 하지만 앞서 LP들의 물량이 소진되면서 유가 상승에 배팅한 투자자들에 의해 ETN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한 만큼 LP들의 물량공세로 괴리율 낮추기가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NH증권에서 ETN 물량을 투입했지만 투자자들이 모두 사들여 LP 물량이 순식간에 소진됐다"며 "꼭 LP물량이 대거 들어간다고 해서 괴리율이 좁혀질 것이라 낙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