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85억달러(84일물 70억달러, 8일물 15억달러) 규모의 외화대출 경쟁입찰을 실시한 결과, 응찰된 44억1500억달러(84일물 41억4000만달러, 8일물 2억7500만달러) 전액이 낙찰됐다고 밝혔다. 낙찰된 달러는 결제일인 9일 각 금융회사에 공급됐다. 2020.4.9/뉴스1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CJ대한통운, 메리츠증권, 포스코에너지, 롯데쇼핑 등 신용등급 AA-에서 AA0에 이르는 기업들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CJ대한통운은 3년물 1500억원어치를, 메리츠증권은 1년물 1000억원어치를, 포스코에너지는 3년물과 5년물을 더해 1500억원어치를, 롯데쇼핑은 3년물 2400억원어치를 각각 조달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20일~24일) 자금조달에 나서는 기업들도 원활히 수요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금융안정 특별대출 프로그램이 회사채 시장에까지 온기를 전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한은은 AA- 등급 이상의 회사채를 담보로 최장 6개월간 은행 뿐 아니라 증권·보험 등 비금융기관에 통화안정증권 6개월물 금리에 85bp(0.85%포인트)를 더한 수준에 특별 대출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안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만 대출을 통한 금융시장 완화효과가 발휘될 것"이라며 "단기금리가 낮게 유지돼야 할 명분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채권시장 전반에 강세 재료"라고 봤다. 또 "기준금리와 단기금리 스프레드가 정상화되면서 중장기 금리가 하락하고 평균 대비 벌어졌던 국고 3·5년, 3·10년 금리차도 추가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은의 발표만으로 회사채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AA 등급 기업은 물론이고 BBB 등급 기업들도 민평금리보다 60~120bp 낮은 수준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4월 들어 재개된 발행시장에서는 최소 10bp에서 많게는 60bp까지 얹은 수준에서 자금조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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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지원책은 어디까지나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을 뿐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해 기준금리 플러스 10bp(0.1%포인트) 수준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금융사는 굳이 통안채 6월물 플러스 85bp(0.85%포인트) 수준에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조치만으로 회사채 시장의 안정을 넘어 활성화까지 도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만약 한은이 SPV(특수목적기구) 등을 통한 회사채 직매입 단계까지 취하겠다고 한다면 분위기는 금방 달라질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가시적인 신용 스프레드 축소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