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저가" 또 급락하는 유가, 어디까지…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4.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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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또 추락하고 있다. 뽑아낸 석유 저장고가 차고 있다는 자료가 나오며 당분간 의미 있는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OPEC+(석유수출국 기구+비회원 산유국 협의체)가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분(2500만~3000만 배럴)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다른 자료로 현실화된 것이다.

/사진=AFP/사진=AFP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일(한국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4%가량 떨어지며 16달러 아래에서 거래 중이다. WTI는 지난주 20%가량 떨어졌는데 또 급락하며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특히 WTI는 브렌트유에 앞서 저장고 문제를 겪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WTI 선물의 실물 인수지점인 오클라호마 쿠싱 내 창고 사용률은 4주 전 49%에서 69%로 늘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WTI 일부 제품의 단기 거래가격은 현지에서 2달러 수준까지 대폭 할인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재고를 털기 위해 돈을 주고 팔아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분석가들은 당분간 의미 있는 가격 반등은 어렵다고 본다. UBS의 지오반니 스튜노버 애널리스트는 CNBC에 "공급과잉이 현재 화두"라면서 "6월물도 대폭 할인된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5월물이 거래 중인 WTI는 21일부터 6월물로 넘어간다.

올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주간 가격 변동률 /사진=블룸버그통신올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주간 가격 변동률 /사진=블룸버그통신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은 최근 투자노트에서 "미국의 저장 공간이 계속해서 고갈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회복 시점을 연말로 예상했다. 호주 금융컨설팅업체 팻 프라핏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레녹스는 블룸버그에 "석유 수요가 얼마나 많이 줄어들지 명확히 알려면 코로나19가 정점을 찍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가장 먼저 겪고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은 지난주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44년 만에 마이너스(-6.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아직 명확한 반등 신호가 나오지 않은 데다, 미국·유럽 등은 바이러스 정점을 지나는 중이다.


일부에서는 자연스러운 감산 확대를 기대하기도 한다. 지난 16일 코코필립스는 북미 지역 내 하루 22만5000배럴을 감산하겠다했는데, 이는 현재까지 셰일석유 업체 중 최대량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ING은행은 이에 대해 "시장 상황이 공급자들을 감산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0.3%가량 떨어진 28달러 안팎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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