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뽑아야지" 코로나 新 채용 시스템 뜬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04.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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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시험 현장/사진=한민선기자한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시험 현장/사진=한민선기자


어려워도 뽑는다. 대신 채용 시스템을 바꾼다. 정기공채와 상시공채 방식을 병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화상 면접 시스템을 적용한 '하이브리드형 채용방식'이 눈길을 끈다. 아예 채용문화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 (258,000원 ▲8,000 +3.20%)는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내달 5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고 인적성 검사와 면접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채용 방식은 달라졌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따른 지원자들의 안전을 생각해 온라인 인적성 검사와 화상 면접 등 채용 과정에서 비대면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전형 방식도 기존과 다르다. 현대모비스는 상하반기 정기공채에서 신입사원을 우선 선발하고, 사업부별로 수시채용도 병행하기로 했다. 전체 채용 인원은 평시 대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연중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업난으로 어려운 구직자들에게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류 심사 후에 진행될 인적성 검사(HMAT)는 온라인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화상 면접도 준비하고 있다. 해당 단계가 진행될 5~6월 코로나19의 확산 여부에 달렸다. 지원자와 임직원의 안전을 가장 우선하는 방식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의 정기·수시 병행채용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이례적인 채용 시스템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수시채용에 무게중심을 두고 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4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7%가 상반기 수시채용만 진행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기업은 60가 수시채용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색 채용도 속속 진행된다. 안산도시공사의 축구장 필기시험은 화제가 됐다. 프로축구 K리그2 홈구장인 안산와스타디움 천연잔디 축구장에서 필기시험을 진행했다. 140여개 책상을 사방 5미터 간격으로 배치했고 응시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렀다.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한 해외 직접 채용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구조가 취약해지는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를 채용해 트레이닝하는 것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경력을 보유한 인재를 선발하는게 낫다는 판단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이런 코로나19로 인한 채용현장 분위기와 시스템의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채용문화 전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포스트 코로나 채용시장은 수시채용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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