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19가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미국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대통령 측이 코로나19 사태의 주범을 외부로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로고. © AFP=뉴스1
하지만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자마자 인간 대 인간 전염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SCMP는 주장했다. 실제로 WHO도 공식 발표 며칠 뒤부터는 줄곧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위험성에 대해 강도 높게 경고해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초래했다"며 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의사를 밝혔다. WHO에 가장 많은 액수를 지원해온 미국의 이같은 결정이 전세계 코로나19 방역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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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다음날인 지난 15일 게이츠 부부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WHO 지원 기금을 1억달러에서 2억5000만달러로 크게 늘렸다.
그러자 게이츠가 막대한 돈을 들여 백신 개발을 주도하려는 '숨은 의도'에 대한 음모론이 급속히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고문이었던 로저 스톤은 "게이츠 창립자가 코로나19 백신의 투약과 추적을 무기 삼아 궁극적으로는 전세계 사람들의 몸에 마이크로칩을 이식해 그들을 모두 장악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 역시 게이츠의 SNS에 "막대한 자금력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뒤 그것으로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는 등의 음모론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WHO에 따르면 2010년부터 5년간 백신이 최소한 1000만명의 목숨을 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또 백신 개발로 게이츠가 어떤 사익을 얻을지는 불분명하다고 SCMP는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 AFP=뉴스1
미국 내 전염병 최고 전문가인 파우치를 트럼프 행정부가 경질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파우치 소장이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공개적으로 반성함에 따라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을 반대하는 세력의 움직임은 이를 기점으로 더욱 과격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파우치 소장이 소속된 NIAID가 2014년 중국과학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보조금을 기부한 사실을 들어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의 탄생에 금전적으로 기여했다'는 말을 퍼뜨리고 있다. 또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의 전세계 첫번째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미 우한 연구소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것 아니냐는 루머가 돈 상황에 이같은 루머까지 더해져 파우치 소장이 바이러스 탄생의 '어머니' 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음모론자들은 파우치 소장이 자신과 제약업계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코로나19를 만들었고 지금도 코로나19 완전 방역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음모론은 자동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에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그러나 SCMP는 코로나19 첫 환자가 우한 연구소 직원이었다는 이야기 자체가 아직 불확실한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추종자들은 파우치 소장 다음으로 또 누구를 비난할지 고심 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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