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만에 '컴백'한 외국인…이 업종에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4.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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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


외국인이 돌아왔다. 무려 31거래일 만에 코스피시장에서 3000억원 넘게 사들인 덕분에 1910선까지 올라섰다. 렘데시비르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효능 입증 소식, 미국 경제활동 재개 등 호재가 겹치며 공포심리가 완화된 덕분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약세장에서 벗어나는 신호라며 반도체·IT·2차전지 업종 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31일만의 외인 '컴백'…전기전자·운수창고 강세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7.46포인트(3.09%) 오른 1914.53을 기록했다. 장 초반부터 강한 외국인 순매수가 이뤄졌고, 기관까지 합류하면서 간만에 크게 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3227억원, 23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6095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세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31거래일 만이다. 3000억원가량을 사들인 것은 지난 2월 5일(4578억원) 이후 두 달여만이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이 상승한 가운데 한진칼 급등 여파로 운수창고업종이 9%대 강세를 보였고 증권, 전기전자는 4%대 상승했다. 음식료품만 소폭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경영권 분쟁 재점화 기대감에 한진칼 (57,700원 ▲300 +0.52%)(28.82%), 대한항공우 (23,450원 ▼350 -1.47%)(13.43%), 한진칼우 (24,700원 ▼100 -0.40%)(24.85%) 등 한진 그룹주는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만 1.86% 하락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몰린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는 각각 4.9%, 3.44% 강세를 기록했다. LG화학과 삼성SDI도 5%대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1.36포인트(1.86%) 상승한 634.79를 기록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3억원, 266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447억원 팔았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강세 우위를 나타냈다. 펄어비스 (30,750원 ▲150 +0.49%)CJ ENM (77,700원 ▲1,100 +1.44%)이 4%대 상승했고 헬릭스미스 (4,260원 ▼150 -3.40%)도 1%대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셀트리온제약 (89,900원 ▼800 -0.88%), 씨젠 (21,900원 0.00%)은 1~3%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8원 내린 1217.9원에 마감했다.

외인 귀환은 美 경제 재개 및 렘데시비르 덕분…반도체·인터넷·2차전지로 대응해라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 AFP=뉴스1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 AFP=뉴스1
외국인의 귀환 배경에는 연이은 증시 호재 영향이 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경제 활동 재개 가이드라인 발표와 길리어드의 코로나19 치료제 효능 입증 소식에 코로나19 공포심리 완화됐다"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미국 선물지수와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 가이드라인(지침)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해제 시점을 각 주 정부에 위임했다. 전국적인 봉쇄 해제 시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각 주별로 코로나19 발병 규모 등 특정 조건들을 만족할 경우 주 정부에 봉쇄 완화를 권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에볼라 치료용으로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의학 매체 등에 따르면 시카고대학교에서 현재 진행중인 3단계 임상 실험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 대부분이 렘데시비르 치료 이후 열과 호흡기 증상이 크게 완화해 1주일도 되지 않아 퇴원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깜짝 실적을 내며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한 낙관론도 한몫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의 지난 1~3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6% 급증한 38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이 하반기 반등할 움직임이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5G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고, 5G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도 대거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를 기록, 1976년 이후 44년 만에 역성장했으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다음 주 증시에서 눈여겨볼 것은 중국 경기부양책과 국내 기업 1분기 실적발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경제 지표와 2분기 추가 부진 우려를 고려한다면 양회의 총력 부양의 시급성과 당위성은 분명하다"며 "글로벌 투자자의 눈을 신흥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중국 정책대응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기업 1분기 실적 시즌은 현재 코스피 지수가 상당 수준 우려를 선반영해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의 실적쇼크가 아닌 이상 대체로 중립수준으로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대응 전략을 반도체, 유틸리티, 통신, 바이오, 음식료 등 실적 안전지대 업종에 맞출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급반등한 증시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1차 기술적 반등 목표치인 1860선을 넘어섰다"며 "단기 속도 조절 및 숨 고르기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제 약세장에서 벗어나 정상화에 들어서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단기 속도 조절이 있다면 반도체, 인터넷, 2차전지 업종 중심 매수기회로 활용하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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