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만 2800억 '몰빵'…동학개미 따라 산 외국인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4.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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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


돌아온 외국인에 대형 IT 기술주가 대거 반등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세 둔화로 미국이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때마침 대만 반도체 업체도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322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장 직후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1920선을 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57.46포인트(3.09%) 오른 1914.53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4일이 마지막이고, 3000억원 이상 '사자'세를 보인 것은 장이 급락하기 전인 지난 2월 5일이 가장 최근이다.



돌아온 외국인은 대형 IT 기술주 위주로 집중 매수했다. 전체 코스피 투자액 3200여억원 중 3137억원을 전기·전자업종에 쏟아부었다.

삼성만 2800억 '몰빵'…동학개미 따라 산 외국인
이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2637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우(171억원)까지 합하면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만 2800억원 규모 사들였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400원(4.90%) 오른 5만1400원에 마감했다.

이어 한진칼 (59,400원 ▲400 +0.68%)(372억원), 삼성SDI (477,500원 ▼3,000 -0.62%)(337억원), LG화학 (440,000원 ▼4,000 -0.90%)(305억원), LG생활건강 (386,500원 ▼5,500 -1.40%)(250억원), 삼성전기 (149,900원 ▲600 +0.40%)(202억원) 순으로 사들였다. 쇼핑 상위 리스트에 대형 IT 기업이 다수 포진한 셈이다. 외국인 매수세 덕에 한진칼이 28% 급등했고, 삼성전기, 삼성SDI는 각각 8%, 5% 올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 가이드라인(지침)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의 해제 시점을 각 주 정부에 위임했다.

전국적인 봉쇄 해제 시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각 주별로 코로나19 발병 규모 등 특정 조건들을 만족할 경우 주 정부에 봉쇄 완화를 권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미국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커졌다. 애플도 한국을 시작으로 각국 매장을 다시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만 2800억 '몰빵'…동학개미 따라 산 외국인
더불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깜짝 실적을 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는 지난 1~3월 순이익 38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0.6% 급증한 실적을 내놨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10% 이상 초과한 수치다. 매출액 역시 103억1000만달러로 45.2% 증가하며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TSMC는 애플과 화웨이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5G(세대) 통신 사업이 본격화한 후 속도를 개선한 반도체 칩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2020년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세가 한자릿수 후반에 그칠 것이라며 시장(20%대 감소)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놔 투자심리 개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반도체 시장 수요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스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공장을 방문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 등과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오스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공장을 방문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 등과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이 하반기 반등할 움직임이 보인다"며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5G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고, 5G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도 대거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실제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3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47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 줄었지만, 전월대비로는 233% 급증했다. 3월 3주차 출하량은 2개월 이전 수준의 82%까지 올라왔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수요 정상화까지는 3-4개월 가량 더 필요 하지만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글로벌 애플 스토어 영업 재개, 중국 양회 이후 지원 정책, 중저가 5G폰 출시 확대 등이 수요 회복 속도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둔화된 모바일 수요가 온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소요되는 만큼 여전히 경계하는 의견들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TMSC는 상반기 말 보유 재고가 증가하고 반도체 산업(메모리 제외)이 하반기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전망치 하향 가능성도 열어뒀다"며 "산업이 급격히 위축된 만큼 반도체 업종의 단기 기간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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