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만에 4000억 '폭풍 쇼핑'…'컴백' 외국인들 투자 종목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4.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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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2시간 만에 4000억 '폭풍 쇼핑'…'컴백' 외국인들 투자 종목은


돌아온 외국인에 대형 IT 기술주가 대거 반등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세 둔화로 미국이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때마침 대만 반도체 업체도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전 11시 11분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4623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개장 후 2시간 남짓한 시간에 4000억원 넘게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는 단숨에 1920선을 넘었다.



이 같은 기세라면 외국인 순매수세가 장 마감 때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4일이 마지막이고, 4000억원 이상 '사자'세를 보인 것은 장이 급락하기 전인 지난 2월 5일이 가장 최근이다.

돌아온 외국인은 대형 IT 기술주 위주로 집중 매수하고 있다. 전체 코스피 투자액 4600억여원 중 4000억원 이상을 전기·전자에 쏟아부으면서 전기전자업종지수가 5%대 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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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로, 1576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우 (65,400원 ▲1,900 +2.99%)(254억원)까지 합하면 삼성전자만 1800억원 규모 사들이고 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이 시각 현재 전일대비 2500원(5.31%) 오른 5만1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기(320억원), 삼성SDI(268억원), SK하이닉스(215억원) 등 대형 IT주들이 나란히 외국인 쇼핑목록 1~5위를 차지했다. 삼성전기는 기관 매수세(91억원)까지 더해지면서 8%대 강세고, 삼성SDI와 SK하이닉스도 각각 9%, 4%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정상화 가이드라인(지침)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의 해제 시점을 각 주 정부에 위임했다.


전국적인 봉쇄 해제 시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각 주별로 코로나19 발병 규모 등 특정 조건들을 만족할 경우 주 정부에 봉쇄 완화를 권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미국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커졌다. 애플도 한국을 시작으로 각국 매장을 다시 열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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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깜짝 실적을 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는 지난 1~3월 순이익 38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0.6% 급증한 실적을 내놨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10% 이상 초과한 수치다. 매출액 역시 103억1000만달러로 45.2% 증가하며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TSMC는 애플과 화웨이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5G(세대) 통신 사업이 본격화한 후 속도를 개선한 반도체 칩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2020년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세가 한자릿수 후반에 그칠 것이라며 시장(20%대 감소)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놔 투자심리 개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반도체 시장 수요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0년 2월 14일 금요일, 베이징에 있는 다시 문을 연 애플 스토어에 직원들이 안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중국은 금요일 사망자 수가 1,400명에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수가 또 다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바이러스 발생 우려로 2월 초 중국 내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 사진=AP뉴시스2020년 2월 14일 금요일, 베이징에 있는 다시 문을 연 애플 스토어에 직원들이 안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중국은 금요일 사망자 수가 1,400명에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수가 또 다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바이러스 발생 우려로 2월 초 중국 내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 사진=AP뉴시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이 하반기 반등할 움직임이 보인다"며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5G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고, 5G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도 대거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실제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3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47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 줄었지만, 전월대비로는 233% 급증했다. 3월 3주차 출하량은 2개월 이전 수준의 82%까지 올라왔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수요 정상화까지는 3-4개월 가량 더 필요 하지만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글로벌 애플 스토어 영업 재개, 중국 양회 이후 지원 정책, 중저가 5G폰 출시 확대 등이 수요 회복 속도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둔화된 모바일 수요가 온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소요되는 만큼 여전히 경계하는 의견들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TMSC는 상반기 말 보유 재고가 증가하고 반도체 산업(메모리 제외)이 하반기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전망치 하향 가능성도 열어뒀다"며 "산업이 급격히 위축된 만큼 반도체 업종의 단기 기간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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